우연히 기회가 되어 환기미술관이란 곳에 가보게 되었습니다. 미술관 이름은 들어봤지만 정작 가보긴 처음이었어요. 청와대를 넘어 부암동 골목길을 들어서니 보이는 하얀 건물, 덥고 습기찬 가운데 안개까지 낀 사이로 입구를 들어서니 여름날 아침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미술관 내에는 현재 전시중인 작가들의 북아트 작품들 외에도 김환기님의 드로잉과 몇몇 작품이 걸려있었습니다. 단순한 도형과 선, 색의 반복이 조금 당혹스러우면서도 독특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직접 드로잉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을 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미술관 계단을 올라가면서 유리 재질로 된 추상작품 한 점이 다른 작품에 대한 약간의 모습을 보여준 듯 해서 좋았습니다.
북아트는 지난 도서전에 이어 두번째로 보게 되었습니다. 지난번이 북아트에 대한 첫 만남이었다면, 이번에는 독특한 시도에 대한 탐색이라고나 할까요? 책이란 것이 단지 보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이를 바탕으로 예술작품이 될 수 있을 것인가의 경계가 아닐까 막연히 생각은 하지만.. 저도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네요 (웃음) 뭐, 조금은 공감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재미있기는 하지만 작품으로 보기에는 느낌이 부족하다고나 할까요. 직접 펴보지 않으면 전체를 알 수 없는 것이 책이란 물건이니 말입니다.
3층에서 계단을 내려오면서 환기미술관 건물에 대한 이야기를 살짝 들었습니다. 건축가들에게 상당히 유명한 건물이라고 하더군요. 외부는 각이 져 있지만, 내부는 전시를 보는 사람들의 동선을 교묘하게 원형처럼 배치했다고 하네요. 눈으로 보면 이동하는 길이 여기저기 꼬여있는것 같으면서도, 전시를 보고 내려오는 길이라 어렴풋이 이해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조금만 더 시원하게 해주면 좋았을텐데 말이지요. (2, 3층은 덥더라구요)
어쨌든, 독특하고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 김환기 회고전같은 전시를 하면 꼭 가보고 싶네요.
링크: 환기미술관 – 리브르오브제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