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년만에 극장에서 영화를 본듯한 느낌. 물론 중간중간 TV와 비행기에서 영화를 몇편 보기는 했지만, 그래도 극장에서 보는게 기본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제작자들도 상영관을 기준으로 만들지 조그만 TV나 (그보다 더 조그만) 항공기의 화면으로 보여주려고 만드는건 아니지 않나요. 애구구, 뭐 잔소리는 이만 하고.. 어쨌든 극장에서 본건 간만이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의 느낌은.. 한번 웃어보자 하고 갔던 기대는 무참히 깨어졌다는 이야기. 아, 물론 코미디는 코미디입니다만, 그게 극을 살짝 비틀고 암울함속에 푹푹 적셔낸 컬트였다는 겁니다. 문소리씨는 그간 들어온 명성답게 그런 괴이한 여교수의 캐릭터를 멋스러우면서도 살짝 절뚝거리며 120% 소화+구현해냈습니다만, 스토리가 워낙 컬트적 오라가 푹푹 풍겨나오는지라 참 뭐라 하기 힘들었어요. 구성은 극의 구조(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를 훌륭하게 맞춰냈습니다만, 음음.. 연극이었으면 차라리 꽤 멋드러진다고 생각했을지도?
발단: 조은숙 교수의 괴이하면서도 흥미로운 유혹
전개: 만화가 박석규와 조은숙의 만남, 그리고 어린시절 회고
위기: 유교수의 질투와 박석규의 닭질, 그리고 조은숙의 유혹전선 차질
절정: …어이없는 유교수의 최후
결말: 그래서.. “다시는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
전개: 만화가 박석규와 조은숙의 만남, 그리고 어린시절 회고
위기: 유교수의 질투와 박석규의 닭질, 그리고 조은숙의 유혹전선 차질
절정: …어이없는 유교수의 최후
결말: 그래서.. “다시는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
‘빨간마후라’라는 아는사람은 아는 사건을 소재로 삼았다는 이야기는 나중에 알았습니다. 오프닝이 그래서 그리 대충대충 80년대 ‘삘’로 만들었던것 같군요. 나중에 그 씬이 그렇게 연관되는거구나 하는 생각은 들었습니다만, 그게 중요한 소재로 사용되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냥 신인감독이 만든 한편의 흥미로운 저예산 컬트영화를 잘 보았다고 생각하면 될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