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N차 가자…2월 1일 디즈니+ 공개 - 노컷뉴스

갑작스레 블랙 팬서가 사망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2편, 못 본 마블 에피소드가 있었나 하면서 감상을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블랙 팬서를 연기한 채드윅 보즈먼이 2020년 갑자기 사망하면서 일대 줄거리의 변화가 생긴 것이었더군요. 그래서 와칸다 포에버는 블랙 팬서가 없는 가운데 새로운 적인 탈로칸을 등장시키면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트찰라와 슈리 남매의 어머니인 라몬다는 블랙팬서가 없는 가운데 와칸다의 중심을 잡는 여왕으로 열연합니다. 하지만 트찰라의 왕 네이머는 수중 인간이지만 발에 날개가 달려 날 수도 있고 공기중 호흡도 가능하다는 사기캐, 게다가 전투능력 또한 강력하기에 당당하게 정면으로 와칸다를 침공해 압승을 거두고 그 가운데 라몬다는 죽게 됩니다. 슈리는 과학기술에 대한 지식과 트찰라/라몬다를 구하지 못한 무력함 사이에서 고민하며 그 가운데 새롭게 알게 된 실마리를 통해 사라졌던 허브를 합성해내고  2대 블랙팬서로 각성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마지막 전투. 두 국가는 한쪽이 사라질 때까지 싸워야 하는 것일까요 ㅎㅎ

나름 주인공이 없다는 미증유의 상황 속에서 작가들이 시나리오를 그려내기 위해 노력한게 드러나는 한 편이었네요. 애쓰긴 했으나, 메인 캐릭터가 없다는 점이 작품을 묵직하게 만들어내지 못하는게 정말 한계였던 것 같습니다. 멋진 캐릭터로 만들어졌던 블랙 팬서의 빈자리가 아쉬웠던 한 편이었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Jurassic World Dominion Poster FAn Made | Filmes jurassic park, Arte com tema de dinossauro, Jurassic world

간만의 여행길, 간만의 기내영화를 즐겁게 봤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비행기가 돌아가다보니 비행시간도 한참 길어져서 영화를 넉넉하게 볼 수 있었네요. 오히려 영화 덕분에 그나마 긴 비행시간을 견딜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만큼 아무래도 감상하는 영화는 주로 별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액션 블록버스터 중심이 된 것 같네요. 그 첫번째는 크리스 프랫 덕분에 즐겁게 봤던 쥬라기 월드 시리즈. 지난번 폴른 킹덤에서 전 세계로 퍼져나간 공룡들이 이제는 인류의 생활 터전에 침입해서 공존하기 시작합니다. 더불어 등장한 거대 메뚜기는 전 세계의 식량 생산을 독점하려는 바이오신의 음모로 이를 막기 위해 쥬라기 공원의 전/현직 주인공들이 연합해서 대결합니다. 여기에 감초같이 등장하는 블루의 아이 베타도 유전자의 중요성 때문에 납치당해 구출하려는 목적도 함께 더해지네요. 덕분에 오웬과 클레어, 메이지 뿐만 아니라 전작의 앨런 그런트, 엘리 새틀러, 말콤 박사까지 등장해 바이오신의 본거지에 들어가게 됩니다.

공룡들이 세계에 퍼진만큼 정말 다양한 공룡들을 보는 눈호강을 할 수 있었네요. 바다의 모사사우르스와 공중의 케찰코아틀루스, 거대 육식공룡인 기가노토사우르스와 티렉스의 대결, 깃털공룡 테리지노사우르스와 물속을 헤엄치던 피로랍토르, 동굴속의 디메트로돈 등이 기억에 남네요. 갖은 모험 끝에 미션은 해결하지만, 전작만큼의 주인공들의 고생담은 덜해서 맘은 덜 졸일 수 있고, 악당들은 깔끔하게 공룡들이 해결해주는 것 같습니다. 제작진들이 이 시리즈의 진 주인공은 인간이 아니라 공룡들이란걸 확실히 인지한듯요.

덕분에 즐겁게 공룡들 잘 감상할 수 있었고, 비행의 두 시간도 슬슬 흘려보낼 수 있었네요. 역대 주인공들의 면면도 다시한번 되새겨볼 수 있어 즐거운 감상 시간이었습니다 🙂

얼음과 불의 노래: 5부 드래곤과의 춤

드래곤과의 춤 110점
조지 R. R. 마틴 지음, 이수현 옮김/은행나무

드디어 완독. 매번 읽을 때마다 각오를 다지고 시작해야 하는 얼음과 불의 노래 시리즈입니다. 이야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드디어 변화가 시작됐어요. 지난 4부 까마귀의 향연에서 주변부 이야기가 펼쳐졌다면, 이번에는 드디어 존 스노우와 대너리스, 티리온과 아리아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아리아는 브라보스에서 얼굴없는 신의 종복으로 수련을 쌓아갑니다. 자신을 잊지만 복수는 잊지 않고, 자신을 숨기고 신의 뜻을 수행하는 어쌔신같은 모습으로 거듭나고 있네요. 티리온은 바리스의 도움으로 해협을 건너지만 몇번씩 위기를 겪으며 노예의 낙인이 찍히기도 하고 조라 모르몬트와 헤어지고 재회하는 역경을 겪으며 계속 대너리스가 있는 미르로 가고자 하네요. 혀가 참 지저분하지만 그래도 양심이 있고 전략이 있고 정이 있어서 미워할 수 없는 존재인듯.

5부의 한 축인 존 스노우는 여전히 장벽을 지키고 있지만 샘웰을 대륙으로 내려보낸 후 야인들과 스타니스와의 관계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야인들을 받아들여 전력 증강을 꾀하고 겨울의 죽은자들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장면이 위기인지라 과연 살아남았을지 궁금하지만 역시나 몇년 기다려야 다음 권이 나오겠지요.

나머지 한 축을 담당하는 대너리스. 드디어 드래곤에 탑니다. 미르의 수많은 근심거리들을 버려두고 훨훨 날아갑니다만, 그래도 다시 돌아와야겠죠? 대륙을 휩쓸고 강력한 군주로 거듭나 티리온과 조라, 바리스탄을 이끌고 웨스테로스로 건너갈 날이 기대됩니다.

과연 6부는 언제 나올지 기대되네요. 6부 겨울의 바람은 아직 출판 전이라는데.. 외전 왕과 피를 이럴 때 봐야하나 하고 있습니다 🙂

리베라 소년합창단 내한공연

상세 정보 | 공연·전시 | 예술의전당

아이가 보고 싶어해서 보게 된 공연입니다. 평소 클래식은 싫다고 하더니 학교에서 합창단 하는데 합창 공연이 있다니까 (그것도 또래들이 하는 공연) 급 관심이 있었는지 보겠다고 하더라구요. 덕분에 소년합창단 공연은 처음 보게 되었네요.

맑은 변성기 이전의 목소리로 성부를 나눈 합창이 이루어지는 곡들이었는데, 의외로 솔로 부분이 많더군요. 신기했던 것은 약간 가성 비슷한 목소리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솔로를 하는 아이들 각각의 목소리 톤이 다 나름대로의 개성이 있었다는 점이었어요. 이런 고유의 톤이 공연할때의 매력이 되는구나 싶었습니다. 더불어 이런 목소리로 성장해서 변성기를 거치더라도 노래를 잘 하겠지라는 생각도 들기도요.

곡들은 1부는 주로 성가, 2부는 크로스오버 곡들이 많이 나왔어요. 아이도 그렇고 저도 2부의 곡들이 귀에 익은 곡들이라 더 즐겁게 들을 수 있었네요. 그중에서도 Enya의 Orinoko Flow는 정말정말 오랜만에 듣는 곡이라 너무 반가왔어요. 들으면서 아 이게 뭐였지 하는데 정말 반가왔음. 더불어 안드레아 보첼리의 곡이 떠오르는 The Prayer, 러브 액츄얼리에서 귀에 익은 God only knows도 좋았구요.

다만 어린 아이들이 빡빡한 일정(서울-인천-익산-세종 등등) 속에서 공연에 끌려다니는게 과연 괜찮은건가 싶기는 하면서도 아이들 각자는 여행과 공연을 즐기고 있다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는 마음이 반반씩 들기도 했습니다. 일단 중간중간 들리는 멘트 자체가 무리스럽진 않은 것 같으니 일단 괜찮다고 여기기로. 합창단 아이들도 즐겁게 즐겁게 부르고 여행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어바웃 타임

Movie 09.] 어바웃 타임(About Time, 2013) - 명대사 & 런던 촬영지

보다보니 아 전에 본건데 하는 느낌이 스르륵. 하지만 끝까지 봤는지 보다가 중단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끝까지 감상을 마쳤습니다. 중반 이후로 내용이 새로왔던 것으로 보아 중간에 팀의 오그라드는 행동 때문에 못참고 접은 모양이네요. 하지만 그 이후 메리와의 삶이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푹 몰입해서 보게 되는 영화였습니다.

어느 나이가 되면서 아버지로부터 집안의 남자들에게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된 팀, 집에 놀러와서 여름을 보낸 샬럿에게는 차였지만 런던에 상경해서 능력을 이용해 아버지 친구인 해리를 돕고, 그 와중에 만남의 순간을 놓친 메리에게 적극적으로 따라다니면서 다시 만남을 이루어냅니다. 그리고 어릴적 샬럿과 우연히 만나지만 유혹을 벗어나면서 메리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고 결혼까지. 그리고 시작되는 가족으로서의 인생은 때로는 아이 때문에, 혹은 철없는 여동생의 사고로, 그리고 아버지의 불치병 등으로 고민할 거리가 계속되지만 그 가운데 얻게 되는 인생의 교훈이 따스한, 그런 영화네요.

사실 이 영화에서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은 시선을 끄는 능력이긴 하지만 의외로 그렇게 중요하진 않다는 느낌이 드는 구성이에요. 중요한 것은 이 사람이 내 운명의 사람인지, 그리고 그 마음이 진심이고 내가 혹은 서로가 마음을 다해 살면 더 따뜻하게 위기를 극복해나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가운데 쌓이는 정과 신뢰, 그리고 기억이 더 중요한 자산이라는 어찌보면 교과서적인 내용이 이어지는 이야기였네요. 그럼에도 즐겁고 좋은 기억의 영화로 작품으로 기억되는 것은 제작사 워킹타이틀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물론 초반부터 이어지는 팀의 삽질이나 민망한 스토리들은 어린날의 치기어린 기억이라고 참고 볼 수 있어야 좋은 마음으로 감상을 마칠 수 있다는 점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네요. 아 그래도 누구나 그런 기억쯤은 있잖아요. 그렇게 본다면 이건 남자아이들을 위한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