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SF 걸작선 – 브루스 스털링 외 지음, 데이비드 G. 하트웰 외 엮음, 정혜정 외 옮김/황금가지 |
David G. Hartwell의 Year’s Best SF 8 입니다. 지난번에 번역판으로 읽은 가드너 도조와의 The Year’s Best Science Finction – 번역판의 시리즈 제목은 ’21세기 SF 도서관’ – 과 함께 SF 단편 선집 분야를 양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죠.
다른 책을 읽다가 생각나면 가끔씩 단편 하나씩 읽었기 때문에 완독하기까지 꽤 오래 걸렸습니다. 구입한건 지난 겨울 미국 출장 때였는데 이제야 다 읽었으니 6개월이나 걸렸군요.
상당히 많은 수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수가 많은 만큼 다양한 분야, 다양한 시도의 소설을 접할 수 있어서 꽤 재미있었어요. 하드SF, 우주 모험담, 시간여행, 외계인과의 조우, 음모론, 환타지 성향 SF, 여성주의적 SF 등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여러 이야기들이 있어 견문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엉뚱하게도 지난 달에 번역판이 출간되었습니다. 번역판 제목은 오늘의 SF 걸작선. 그간 원서를 읽느라 고생한게 조금 허무하긴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렇게 SF 단편집같이 소수의 팬을 위한 책이 출간될 수 있다는게 반가왔어요.
짧은 감상은 접어놓습니다. 보고 싶은 분만 클릭하세요 🙂
[spoiler show=”짧은 감상 열기” hide=”짧은 감상 닫기”]천국에서 – In Paradise 브루스 스털링
연애 + 탈출기. 스털링의 소설은 조금 읽기 어렵습니다. 메시지도 상당히 암울한 색채를 띄고 있어요.
슬로 라이프 – Slow Life 마이클 스완윅
새로운 외계생명의 탐사.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고, 그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방랑자의 시 – Knapsack Poems 엘리노어 아너슨
다중인격이 아닌 다중신체(?)의 외계인 이야기입니다. 독특한 시도라 생각했는데 종종 쓰이는 설정이라고 하더군요. 재미있었습니다.
도라도에서 – At Dorado 제프리 A. 랜디스
웜홀 정류장에서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SF를 빌린 연애담이랄까요? 망부석 전설을 생각나게 하더군요.
실러캔스 – Coelacanths 로버트 리드
여러 종족의 외계인이 연관된 이야기입니다. 각 종족별 시점에서의 묘사가 흥미로와요.
철새 이동 경로의 수정 – Flight Correction 켄 워턴
Line이라는 신기술 시설물과 철새 이동 변화와의 관계 밝히기. 가족 사랑 스토리이기도 하고 자연 보호 이야기이기도 해서 헐리우드에서 좋아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구두 – Shoes 로버트 셰클리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구두를 만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만.. 코믹.
다이아몬드 검사기 – The Diamond Drill 찰스 셰필드
추리와 SF의 오묘한 만남.
안사락 족의 계절 – The Seasons of the Ansarac 어슐러 K. 르 귄
철새처럼 이동하는 외계인 이야기. 다큐멘터리같은 느낌이에요.
A. E. 반보그트를 위한 몇 마디 친절한 말 – A Few Kind Words for A. E. Van Vogt 리처드 체딕
영시. 잘 모르겠군요 -_-
후광 – Halo 찰스 스트로스
사이보그 소녀의 가출성공기. 이런 이야기에서는 항상 집안에서 구박당하는 딸은 독립성이 길러지나봐요.
나는 그 빛을 보았다 – I Saw the Light 테리 비슨
지구인은 달피라밋 외계인의 Pet?!
미술관에서 보낸 어느 한가한 하루 – A Slow Day at the Gallery – 앨릭스 M. 델라모니카
씁쓸한 외계인 살해에 대한 기록. 서로 다른 문화를 접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기란 정말 어렵겠죠.
에일로라 – Ailoura 폴 디 필리포
장화신은 고양이를 SF로 각색한 느낌. 게다가 햄릿 성향도 보이고요. 매우 재미있게 봤어요.
모든 정령들의 이름들 – The Names of All the Sprits J.R. 던
어떤 사건의 수사기록입니다만, 이해가 잘 되지 않더군요.
할머니 – Grandma 매럴 엠슈윌러
원더우먼이 늙었을 때 어떻게 될 것인가? 원더우먼의 손녀 스토리입니다. 페미니즘에 가까운 SF라 해야겠죠.
사막의 눈 – Snow in the Desert 닐 애셔
영원한 삶을 지닌 남녀의 만남. FSS의 아마테라스와 라키시스가 생각납니다.
단일체 – Singleton 그렉 이건
이 제목을 보고 책을 사기로 결심했죠. 역시나 재미있는 스토리입니다. A. I. 와 비슷한 설정이지만 꽤나 감동적인 면도 있어요. 양자컴퓨터에 대한 독특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
게로포드 – Geropods 로버트 오노파
노인들이 단체를 이루어 모험을 나섭니다. 여럿이 서로의 결점을 커버해줌으로써 한 사람 몫을 해내게 되죠.
내세 – Afterlife 잭 윌리엄스
영원한 생명을 찾아서.. 비장한 느낌이군요.
화성의 수호자들 – Shields of Mars 진 울프
어린시절의 전쟁놀이가 연상되는군요. 화성에 남겨진 한 외계인과 한 지구인의 우정과 닥쳐오는 위기, 그리고 극복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특허권의 침해 – Patent Infringement 낸시 크레스
슬쩍 펴봤을 때 ‘이게 뭐야’ 라는 느낌이었는데, 짧으면서도 재밌고 독특한 설정의 이야기입니다. 특허권이라는 개념을 상당히 묘하게 꼬집고 있기도 하죠.
침묵하는 성채의 타락한 마녀 – Lost Sorceress of the Silent Citadel 마이클 무어콕
스페이스 오페라 풍의 영웅 모험담입니다.
덧, 한글 제목은 번역판 목차에서 발췌했습니다 :)[/spoi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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