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 스즈메의 문단속을 인상깊게 본 아이가 보고싶다고 해서 마침 넷플릭스에 있길래 함께 봤네요. 신카이 마코토 감독다운 구름 사이로 쏟아져내려오는 빛과 그림자의 대비, 거기에 언어의 정원에서 돋보인 물과 비의 표현이 함께 어우러져 멋진 그림을 그려내는 작품이었어요.
집에서 도망쳐나와 도쿄로 무작정 올라온 소년 호다카, 그리고 우연히 패스트푸드점에서 만난 소녀가장 히나 두 사람이 주인공입니다. 호다카는 도쿄로 오는 배 안에서 만난 오컬트 기사 기고가 스가의 회사에서 알바를 하게 되고, 그 가운데 날씨를 조종하는 능력을 가진 신녀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돼요. 도쿄가 이상기후로 계속 비가 이어지는 가운데, 호다카는 히나가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두 사람은 웹사이트를 만들어 중요한 (하지만 소소한) 이벤트가 있는 사람들에게 잠시동안 맑은 날씨를 제공해주는 서비스를 하지만 그 부작용으로 히나는 점점 몸이 투명해지며 결국 폭풍우가 쏟아지는 날 사라집니다. 날씨의 요정들에게 제물로 바쳐진 것이죠. 호다카는 그때까지 들은 정보를 가지고 히나가 처음 능력을 얻은 폐건물의 옥상으로 달려가 히나를 구해오려 합니다. 하지만 가출한 호다카를 잡으려는 경찰, 골치아픈 일에 휘말리지 않으려는 스가에게 붙잡힐 뻔 하지만 간신히 탈출해 히나가 있는 구름 위로 올라가는데 성공합니다.
줄거리만 보면 천공의 섬 라퓨타 같은 환타지 이야기 같지만 일본의 어두운 면모가 은근히 많이 반영되어 있어 씁쓸한 느낌이 좀 있어요. 가정폭력, 불법총기, 폭력사건, 불법알바 등등.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밝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 있어 좋았던 작품입니다. 그렇게 싫어하는 집이지만 보호관찰 속에서 독립하는 날까지 참고 노력한 호다카, 남매 둘이서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살아가는 히나의 모습이 마지막에 비치는 것은 그런 감독의 희망이 담긴 모습이 아닐까 싶어요.
다음에는 너의 이름은을 다시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느낌을 계속 가져가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