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마음이 들리는 공중전화 – 이수연 지음/클레이하우스 |
심리부검센터라는 이름으로 자살한 사람들과 관계된 가족 등 남겨진 사람의 의뢰를 받아 마음을 정리하도록 도와주는 기관을 운영하는 지안 소장의 관점으로 처음에는 지안의 어린 시절에 대한 실마리를 살짝 이야기하고, 중반은 몇몇 케이스와 남겨진 사람들의 마음 정리를, 그리고 후반에는 센터에서 일하는 상우 씨의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안 소장의 이야기를 펼쳐나가면서 사건 자체보다 남겨진 사람들의 마음 케어, 그리고 한 발짝 더 나아가기 위한 정리 등을 보여줍니다.
그 가운데 소품으로 등장하는 것이 지안 소장이 어릴적 늦게 귀가하는 아빠를 기다리곤 했던 골목 한켠의 공중전화 박스. 각각의 자살 케이스에서 죽은 사람이 가장 많이 생각했던 사람에게 마지막 순간 자신의 마음을 들려준다는 환타지스러운 설정이 각 에피소드를 정리하는 멘트로 등장합니다. 덕분에 누구도 알 수 없는 애매한 마음이 독자에게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납득하고 받아들이게 되는 매개체가 되는 것 같았어요. 실제라면 정말 죽은 그이가 어떤 생각을 했을지 평생을 궁금해하며, 때로는 원망하고 때로는 아쉬워하며 살게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말이죠.
평상시 살아갈 때, 고민할 때, 어울릴 때 등 순간순간 서로의 마음을 알 수는 없지만 최소한 알려고 생각하고 배려하려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의 마음도 살펴주고 신경쓸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책이었어요.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