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열두 방향 – 어슐러 K. 르 귄 지음, 최용준 옮김/시공사 |
어슐러 K. 르 귄의 단편집입니다. 특이한 점은 작가가 직접 작품을 골라 각각에 대한 설명을 서두에 덧붙였다는 점. 덕분에 글을 쓸 때의 느낌, 글을 쓰게 된 배경, 그리고 숨은 에피소드 등을 엿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특히 그녀의 장편 소설인 어둠의 왼손, 빼앗긴 자들, 어스시 등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이야기가 많아 더 재미있었던 것 같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겨울의 왕. 권력에 대한 음모와 사건, 위험을 극복하기 위한 왕의 결단, 그리고 새로운 세계에의 도전과 멋진 귀환까지. 장편으로 다시 쓰여져도 좋을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광대한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스토리가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같은 헤인 시리즈인 셈레이의 목걸이도 흥미진진했고, 어스시 세계의 이야기인 이름의 법칙에서 전설의 용 예바우드가 등장하는걸 보고 ‘꺄아~’ 하기도. (어스시 세계는 너무 멋져요 >_<). 제국보다 광대하고 더욱 느리게(상당히 폼잡는 제목이라는 느낌), 땅속의 별들, 그리고 시야 세 작품도 고상한 품격이 느껴지는 멋진 작품이었네요.
보통 SF 단편집이라면 여러 작가의 글을 모아놓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것도 있지만 영 취향에 맞지 않는 글도 있기 마련이지요. 하지만 이렇게 한 작가의 모음집을 보면 어느 정도 취향이 맞기 때문에 더 좋은 글이 눈에 많이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작가의 활동기간 전체에 걸쳐 고른 단편선이라면 더욱 말이죠). 그런 면에서 이 바람의 열두 방향은 상당히 만족스러웠어요. 젤라즈니도 이런 단편집 하나 내줬으면 좋을텐데 말이에요 🙂
참고: 쁘뉴마님의 ‘샘레이의 목걸이’
저도 정말 재미있게 읽은 책입니다. 르 귄의 작품들을 전반적으로 읽어보지는 않은터라 헤인 이야기나 어스시 이야기같은 것의 내용은 몰랐지만, 이 단편집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 감상문을 트랙백으로 남겨두고 갑니다. 책을 많이 읽으시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자주 들를게요 🙂
아, 젤라즈니도 단편집이 있지 않나요?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라는 단편집을 읽어본적이 있는데요. 정말 흥미진진했습니다 ^^
핑백: unnamed
앗, 르귄의 팬을 뵙게되다니;;
<바람의 열 두 방향>은 정말 전율입니다>_가 열린책들에서 출판된 적이 있답니다^^.
polarnara, 윗치 / 앗,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가 있었군요. 분명 읽어봤고 책장에 꽂혀있는데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T_T
지금 느낌으로는 바람의 열두방향이 훨씬 임팩트가 큰것 같아요. 대단한 르 귄 여사.. 🙂
태터를 이리 저리 헤집고 다니다가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굉장히 예쁘게 꾸며놓으셨네요. 여러가지로 알찬 블로그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옆에 밀피유님..(통칭 즈사옹) 블로그가 링크되어 있길래,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
(IRC의 모 채널에 함께 상주하시는 분이죠)
아무튼 앞으로도 자주 들르겠습니다.
많이 번창하시길~
레미에르 / 반갑습니다. 태터 새로 장만하신 모양이네요 🙂
따로 꾸민건 아니고 다 푸무클님 스킨 덕분입니다. 밀피유님은 글이 재미있어서 자주 찾아가고 있구요. 즐거운 블로깅 되시기 바랍니다~
핑백: TheLibraryOfBab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