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선셋


9년만에 돌아온 영화, 9년만에 재회한 사랑. 전작 비포 선라이즈의 후속편인 비포 선셋은 제시(에단 호크)의 말을 빌리자면 ‘마치 어제같은데 9년이나 지났다니, 믿기지 않는’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전작의 비엔나에 이어 이번에는 파리가 배경. 제시는 그 때의 일을 기억에 남기기 위해 소설을 썼고, 프랑스에도 출간을 기념해서 현지 인터뷰를 한 서점에서 가지게 되죠. 인터뷰가 끝날 즈음, 우연히도 그 작은 서점에 들른 셀린느(줄리 델피)와 재회하면서 하루동안의 짧은 만남이 다시 이루어집니다.

약간은 세월의 때가 묻기도 했고, 서로 말하지 못하는 아픔을 가슴속에 새기고는 있지만, 둘 다 여전하더군요. 거의 10년동안 못 보다가 다시 만났는데도, 능글맞으면서도 귀여워보이는 제시, 세세한 것에 감동하면서 가끔씩 발끈하는 수다장이 셀린느. 옛 기억을 더듬으며 즐거워하기도 하고, 그 때의 약속을 생각하며 아쉬워하기도 하고, 서로의 상황을 궁금해하기도 하면서 파리의 골목골목을 돌아다닙니다.

비포 선라이즈를 보면서 그 둘과 함께 여행을 떠났고, 오늘 그 둘과 함께 사회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풋풋했던 선라이즈의 모습과 세월이 지나 조금씩 변해버린 선셋의 모습. 제 모습도 그들처럼 변해왔겠지만, 저에게도 그들과 같은 시절의 기억이 있어 지금을 살아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극장에서 내리기 전에 볼 수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고마와요.

3 thoughts on “비포 선셋

  1. Dr.Ocean

    제 여자친구가 보고싶어 하는 영화군요..
    사실 전 비포 선 라이즈도 아직 보지 않은 상태라…
    이런식의 멜로(?) 영화도 별로 좋아하지 않구요..
    그래서 고민중에 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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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lunamoth

    마지막 셀린느의 ~신의 감정선의 고조랄까요… 기억에 남네요. 그리고 마지막 대사 I know. 그리고 관객들의 한탄들…
    가슴 시리면서도 따뜻한 영화로 꽤나 파장이 길게 이어지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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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philia

    Dr.Ocean / 아무래도 선라이즈를 먼저 보시는게 정신건강에 좋을듯 합니다 ^^

    lunamoth / 제대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한동안 못들러봤는데 이제 정기구독해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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