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맨 리턴즈

사실, 이렇게 빨리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수퍼맨 역으로 신인을 캐스팅했는데 정말 닮았다더라.. 는 기사를 본 것이 겨우 몇 달 전이었던 것 같은데, 벌써 극장에 간판이 떡~하니 걸릴 때가 되었다니 말이죠. 바로 며칠 전에 엑스맨을 본 영향도 있어서인지 한꺼번에 몰리는 것 같은 느낌도 들더군요.

어쨌든, 봤습니다. 사실 이리 급히 볼 생각은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시간이 맞고 자리도 있어 메가박스에서 보게 되었어요. 듣자 하니 디지털 상영관에서는 3D 안경으로 보는 장면도 있다고들 하는데, 뭐 기회되면 나중에 볼수 있을지도요. (하지만 굳이 또 보고 싶을 정도는 아니라 생각.. ^^) 전체적으로는 아무래도 브라이언 싱어의 어릴적 수퍼맨에 대한 동경과 예찬을 담은 영화랄까요? 재미보다는 추억을 되살리고 멋지게 신격화된 주인공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브라이언 싱어의 수퍼맨 팬픽이라고 해도 좋을것 같아요.

브랜든 루스의 수퍼맨, 케이트 보스워스의 로이스 레인, 케빈 스페이시의 렉스 루터, 이들 주인공은 크리스토퍼 리브와 마곳 키더, 진 핵크만에 맞먹는 캐릭터 파워를 보여줍니다. 더욱 세련되어진 영상과 CG에 힘입어 각자의 캐릭터가 더욱 살아나는 느낌이랄까요? 수퍼맨의 쓸쓸함과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아쉬움, 로이스 레인의 버려진 사랑에 대한 애증, 렉스 루터의 증오 등이 수퍼맨의 5년만의 귀환과 맞물려 생생한 감정을 전달합니다. (아무래도 감독의 연출의 힘이겠지요) 특히나 신인이라는 브랜든 루스는 그 조각같은 외모(체격 포함)에 가녀린 감성까지 더함으로써 수많은 여성들의 심장을 두근두근하게 하는 모양이더군요.

브랜든 루스 (수퍼맨)

하지만, 극 전체를 볼 때, 리턴즈는 아쉽습니다. 클라이막스가 너무 약하다고나 할까요? 렉스 루터의 인간이라는 한계 때문일까요? 주위 사람들은 대부분 좀 지루하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하긴, 돌아보면 초반의 손에 땀을 쥐는 비행기 구출작전 외에는 긴박함이 떨어지고, 중반에는 상당히 지루한(?) 클라크의 레이스에 대한 연정의 묘사가 이어집니다. 마지막은 밋밋하고요. 하지만..

수퍼맨은 최강의 수퍼 히어로이기 때문에 그에 맞설만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기에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최강의 적인 크립토나이트를 다시 등장시킬 수밖에 없었을 거에요. 렉스는 단순히 그 매개일 뿐, 수퍼맨은 크립토나이트에 패배하고, 인간들의 도움을 받아 다시 일어나고, 크립토나이트를 이겨내며, 다시 인간들에게 돌아갑니다. 이렇게 모두와 함께 하기에, 자신의 일(아버지 칼엘이 부여한 임무)을 할 때 모두 그를 응원하고, 로이스 레인도 그의 편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새로운 희망이 그에게 주어집니다.

감독은 나름대로 주어진 설정 안에서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라 보여집니다. 최강의 영웅을 최강으로 인정하고, 그에게 부여된 소명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 내면의 과정을 영화에 내재시켰지요. 조금 길어지긴 했지만, 그런 연출을 통해 수퍼맨 리턴즈는 단순히 싸우고 때려부수는 액션 SF를 넘어 기억에 남을 만한 작품이 되지 않았나 싶네요.

브라이언 싱어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바라기로는, 엑스맨 III를 다시 만들어 주었으면 합니다만.. 과연 가능하려나요?

링크:

수퍼맨 리턴즈(Superman Returns)에 대한 소고 – Sion님

수퍼맨 리턴즈에 대한 오해(?)와 개인적인 해석… – 플루토님

덧, 로이스 레인 역의 케이트 보스워스, 오드아이가 매력적이더군요. 신기하여라 ^^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