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속도

어둠의 속도어둠의 속도8점
엘리자베스 문 지음, 정소연 옮김/북스피어

자폐인 루 에런데일의 시선으로 바라본 정상인의 세계를 다룬 소설입니다.
자폐인들이 특정 패턴 분석에 뛰어난 면을 이용하는 어떤 기업의 부서에 새로운 상관이 부임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들을 정상인으로 변화시키는 시험적인 시술을 적용함으로써 자폐인들에게 지급되는 혜택과 비용을 줄이려고 하는 상사와, 이에 대응하는 자폐인과 이들을 돕는 정상인간의 갈등을 통해 이야기가 전개되어요.
루 에런데일은 출생 초기에 자폐를 인지한 부모 덕에 정상인과 함께 사는데 도움이 되는 치료과정을 통해 어느정도 정상인의 패턴과 함께 지내는 법을 터득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회사에서 정상인을 대하고, 펜싱 모임같은 정상인과의 모임에도 참석하고, 규칙적인 일상 중에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해도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자폐인이기에, 정상인의 일관되지 못한 반응, 논리적이지 못한 생각, 파괴적인 행동 등을 이해하기 힘든 모습으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자폐인으로 주위의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자신에게 닥친 어려움 – 신체적인 위험과 직장에서의 위험 모두 다 – 을 극복해낸 후, 그는 자신의 의지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합니다. 자폐인이라는게 불편해서가 아니라 또다른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기 위해서 말이죠. 소설에서는 특별히 언급이 없었지만, 변화된 후의 루 에런데일은 더이상 자폐인도, 정상인도 아닌 두 가지 존재를 모두 뛰어넘은 사람이 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그래서인지 읽은 후의 느낌은, 자폐인을 다룬 소설이면서도 보편적인 ‘성장’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느낌? 동시에 정상인의 시선이 아닌 자폐인의 시선을 통해 조금이나마 ‘모자람이 아닌 다름’에 대해 느낄 수 있는 기회였던것 같습니다. 좋은 이야기를 찾아서 애정어린 시선으로 번역해주신 옮긴이께도 감사드려요 🙂

http://philian.net/2011-08-17T02:05:18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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