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시의 마법사

어스시의 마법사8점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지연, 최준영 옮김/황금가지

어슐러 르 귄의 환타지 소설입니다. 어스시는 Earth+Sea를 합성한 명칭으로 르 귄이 구현해낸 수많은 섬과 네 개의 큰 바다로 이루어진 상상의 세계를 의미하죠. 환타지 문학에서는 이 작품과 Lord of the Rings, C.S.루이스의 나르니아 이야기를 묶어 3대 환타지 문학으로 부른다고 하더군요 🙂

그러고 보니 이 한 권의 책을 보는데 참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처음에 지인을 졸라서 빌리는 데에만 몇 달이 걸린데다가, 겨우겨우 빌려서 보는데 갑자기 지방출장이 잡히고, 출장길에 가져갔다가 잃어버리는 바람에 절망하기도 했죠. 게다가 절판. 겨우겨우 어떤 인터넷서점에서 찾았나 했더니 그곳에서도 한참 지난 후 못구한다는 말에 또 절망. 광화문 교보에서도 못구한다고 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강남교보에서 구해줄 수 있다고 해서 겨우겨우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 게드의 행로도 그만큼이나 파란만장합니다. 한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마녀의 제자가 되었다가 적대국의 침략을 안개로 물리치고 쓰러진 후 스승을 만나게 되지만, 잘못된 마법을 써 악의 그림자를 불러내는 바람에 스승을 떠나 로크의 마법학교로 들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사라진줄 알았던 어둠의 그림자가 더 강한 힘을 얻어 게드를 위협하게 되고, 게드는 용과 마법이 난무하는 세계로 뛰어들게 되죠.

소설로서의 재미도 뛰어나지만, 이 한 권을 읽다 보니 게드같은 마법사들의 모습이 Lord of the Rings의 마법사들을 연상시키더군요. 회색의 간달프가 중간계로 건너오기 전 마법의 세계가 이런 곳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돌 하나를 변화시키더라도 그 변화가 가져올 영향을 다 따져본 후에야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심오한 규범 내에서 교육받는 견습술사들이라든지, 모든 것을 통찰하는 힘을 얻은 후에도 힘을 아끼고 세계의 여러 사물의 진정한 이름을 고찰하는 마법사들의 모습은 참 숭고해 보였습니다. 멋져요.

게드는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짊어지고 하나의 벽을 넘어섰습니다. 앞으로 어떤 행로가 그를 기다리고 있을지, 2권 아투안의 무덤을 기대해 봅니다.

3 thoughts on “어스시의 마법사

  1. 성진

    이제 사파리에서 퍼마링크를 누르지 않고도 댓글이 달리는군. 기념으로 댓글 달아봤슴.
    역시나 해피 뉴이야하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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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핑백: TheLibraryOfBab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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