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시의 마법사 –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지연, 최준영 옮김/황금가지 |
어슐러 르 귄의 환타지 소설입니다. 어스시는 Earth+Sea를 합성한 명칭으로 르 귄이 구현해낸 수많은 섬과 네 개의 큰 바다로 이루어진 상상의 세계를 의미하죠. 환타지 문학에서는 이 작품과 Lord of the Rings, C.S.루이스의 나르니아 이야기를 묶어 3대 환타지 문학으로 부른다고 하더군요 🙂
그러고 보니 이 한 권의 책을 보는데 참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처음에 지인을 졸라서 빌리는 데에만 몇 달이 걸린데다가, 겨우겨우 빌려서 보는데 갑자기 지방출장이 잡히고, 출장길에 가져갔다가 잃어버리는 바람에 절망하기도 했죠. 게다가 절판. 겨우겨우 어떤 인터넷서점에서 찾았나 했더니 그곳에서도 한참 지난 후 못구한다는 말에 또 절망. 광화문 교보에서도 못구한다고 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강남교보에서 구해줄 수 있다고 해서 겨우겨우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 게드의 행로도 그만큼이나 파란만장합니다. 한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마녀의 제자가 되었다가 적대국의 침략을 안개로 물리치고 쓰러진 후 스승을 만나게 되지만, 잘못된 마법을 써 악의 그림자를 불러내는 바람에 스승을 떠나 로크의 마법학교로 들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사라진줄 알았던 어둠의 그림자가 더 강한 힘을 얻어 게드를 위협하게 되고, 게드는 용과 마법이 난무하는 세계로 뛰어들게 되죠.
소설로서의 재미도 뛰어나지만, 이 한 권을 읽다 보니 게드같은 마법사들의 모습이 Lord of the Rings의 마법사들을 연상시키더군요. 회색의 간달프가 중간계로 건너오기 전 마법의 세계가 이런 곳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돌 하나를 변화시키더라도 그 변화가 가져올 영향을 다 따져본 후에야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심오한 규범 내에서 교육받는 견습술사들이라든지, 모든 것을 통찰하는 힘을 얻은 후에도 힘을 아끼고 세계의 여러 사물의 진정한 이름을 고찰하는 마법사들의 모습은 참 숭고해 보였습니다. 멋져요.
게드는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짊어지고 하나의 벽을 넘어섰습니다. 앞으로 어떤 행로가 그를 기다리고 있을지, 2권 아투안의 무덤을 기대해 봅니다.
이제 사파리에서 퍼마링크를 누르지 않고도 댓글이 달리는군. 기념으로 댓글 달아봤슴.
역시나 해피 뉴이야하시게나..
성진 / 버전업하면서 고쳐진 모양이군요.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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