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전쟁


스필버그 감독이란 사실에 별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

두명이서 보러 가면서 한 이야기에 따르면, “단지 트라이포드의 생김새가 궁금할 뿐” 이었다는 말이죠. 그래서 영화 시작하면서부터는 언제 트라이포드가 모습을 나타내는가만 목이 빠져라 기다렸고, 일단 트라이포드가 모습을 드러낸 뒤로는 결말을 어떻게 처리하는가를 궁금해했다죠.

보고 나서의 결론은,
‘트라이포드의 모습은 볼만했지만, 결말은 아쉬웠다’

영화는 웰즈의 원작을 충실히 재현해나갑니다. 서두의 ‘우리를 지켜보는 눈이 있었다’ 부터 시작해서 말이죠. 하지만 주말이야기에서도 언급했듯이, 원작자에 대한 예의가 너무 지나쳤어요. 원작이 100년 전 작품(1898년)인 만큼, 그 시간차를 새로운 해석과 기술의 적용으로 메꾸려는 시도는 있어야 하는데, 스필버그는 단순히 배경의 이동(영국→미국)과 인물설정을 약간 손대는 데에 그쳐버렸으니 말이죠. 매너리즘에 빠진 것일까요.

레이(톰 크루즈) & 레이첼(다코타 패닝)


그래서인지 영화에서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배우들입니다. 살기 위해 몸부림치며 도망다니는 톰 크루즈와, 어린아이로서는 견디기 힘든 공포 속에서 자신을 추스리지 못하는 다코타 패닝의 모습은 관객인 저조차 공포 속으로 끌어들였으니 말이에요. 별로 친하지 않으면서도 의지할 사람이라곤 서로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딸을 지키기 위해, 아빠를 찾기 위해 울부짖으며 달리는 모습이 아직도 뇌리에 선하네요.

어릴적 가장 기억에 남는 고전 SF 중 하나를 과감하게 영상화한 작품이란 면에서는 점수를 주고 싶지만, 그 과정에서 시대에 대한 고려가 조금 부족했다는 면이 아쉽습니다. 그렇더라도 원작의 스토리를 따라가는 재미는 쏠쏠했다는 점을 고백해야겠군요.

덧, 오웰의 원작에서는 트라이포드가 쓰는 병기가 상당히 다양했고, 트라이포드 외에도 추가 메카닉(?)이 있었습니다만.. 다 어디로 간 거죠? 영상화하기 귀찮았던건가. 기대했었는데.. orz

3 thoughts on “우주전쟁

  1. 성진

    다른 메카닉들은 다른 오마쥬 영화들을 보면 되지 않을까? 인디팬던스 데이와 화성침공으로 성이 안차나 보네? 자네도 어지간히 기계광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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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philia

    성진형 / 책에서 묘사했던 그 메카닉들을 보고 싶었다는 이야기이죠 ^^
    기계광이라니.. 별로 그런건 아닌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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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핑백: TheLibraryOfBab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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