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꽤나 준수하게 나온 DC코믹스 기반 영화입니다. 배트맨이나 수퍼맨을 벗어나 드디어 액션영화다운 여성주인공 + 말이 되는 스토리라인이 결합된 영화이기도 하네요. 전작인 배트맨vs수퍼맨에 이어서 원더우먼의 옛 사진이 모티브로 나와 회상하는 씬으로 시작되는 이야기가 꽤나 볼만합니다.

제우스와 아마존 여왕의 딸로 태어나 숨겨진 왕국 데미스키라에서 여전사로 키워진 다이아나가 우연히 섬에 흘러들어온 영국군 스파이 트레버와 만나게 되며 1차대전의 와중에 뛰어들면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연합군과 동맹군의 휴전을 앞두고 독가스를 이용한 공격을 시도하는 루덴도르프 장군과 마루 박사에게서 민간인들을 구하고 전쟁을 끝내고자 하는 트레버와 다이아나. 하지만 단순한 선/악 구도만으로 악의 근원만 제거하면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는 생각에서 실제 전쟁을 경험하는 와중에 인간에 대해 실망하기도 하지만 조금 더 나아지려는 마음을 이해하고 다시 인류를 돕는 히로인으로 각성하는 원더우먼의 모습을 잘 그려냈어요.

보고 나서의 느낌은 마블의 캡틴아메리카를 DC+여성버전으로 만들면 이렇게 되겠구나 하는 느낌. 하지만 거기에 더해 기관총 전투씬 같은 화끈한 액션을 더한 것은 패티 젠킨스 감독의 역량이 아닌가 싶네요. 주연배우 갤 가돗의 정치성향 논란이 있긴 하지만 그런 비하인드 스토리를 제외하고 본다면 상당히 마음에 드는 작품입니다. 후속편도 이정도로만 잘 뽑아주었으면 하는 희망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