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앞서 소개한 책, 진주 귀고리 소녀를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작년 영화가 개봉되면서 소설을 나중에 읽은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는 반대로 영화를 나중에 보게 되었군요. 사실 개봉 당시에는 별로 끌리지도 않았고 함께 볼 사람도 없는지라 넘겼는데, 소설을 읽고 나니 궁금해져서 보게 되었습니다. 글과 그림, 양쪽의 인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묘하더군요 🙂

배경은 17세기 네덜란드의 작은 도시 델프트. 그 시대를 살아본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분위기있게 묘사되어 마음에 들었습니다. 거리 모습, 사람들의 옷차림, 그리고 네덜란트의 특색인 운하 풍경.. 아무래도 영국/룩셈부르크 합작이라 유럽에서 제작되었기에 옛 모습을 반영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스토리는 아무래도 시간의 제약이 있는 만큼 세세한 부분을 생략했지만, 꽤 잘 압축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또한 그냥 압축하기만 하면 이야기가 밋밋해졌을 텐데, 그리트와 피터의 관계를 조금 적극적으로 묘사하면서 생기가 불어넣어졌다는 느낌입니다. 그리트와 베르메르의 은은한 감정의 흐름을 중심으로, 베르메르 부부, 그리트를 노리는 뤼즈벤, 그리고 그리트를 좋아하는 피터가 이야기에 탄력을 불어넣어주네요.

베르메르 역의 콜린 퍼스


특히 베르메르 역의 콜린 퍼스는 특유의 무관심한 듯한 관심(?)을 보여주는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합니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 다니엘 클리버와 치고받고 브리짓에게는 오해를 샀던 마크 다시,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서는 기혼남이자 주인이라는 장벽 때문에 본심을 숨기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딱 겹쳐지네요. 스칼렛 요한슨도 묵묵한 모습으로 감정을 감추는 그리트를 잘 표현해냈지만.. 결정적으로 그림보다 나이가 많아 보여서.. -_-;;;

잔잔한 분위기의 로맨스물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추천입니다. 참, 코넬리아 역의 배우 알라키나 만은 디 아더스에서 니콜 키드만의 딸 역으로 나왔더군요. 많이 컸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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