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금자씨


개봉일에 보려고 하다가 휴가 덕분에 2주가 지나서야 보게 되었네요. 그동안 순위는 동막골과 박수칠때..라는 두 편의 다크호스의 위협을 받고 있더군요. 사실 동막골이 대부분 예매순위에서 1위를 이미 장악했다는 사실은 의외였어요. 진부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꽤 멋지게 스토리를 만들어낸 모양. 한번 봐야겠다고 생각중입니다 ^^

금자씨 이야기로 돌아가서..

주요 인물은 금자씨(이영애)와 제니(권예영), 그리고 백선생(최민식)입니다. 물론 이야기는 금자씨의 시선으로 진행되지만, 제니와 백선생이 출소 이후 금자씨 주변에 출현하면서 금자씨에게 감정이 포함된 관계가 생겨나게 되죠. 금자씨가 수감생활중 알게 된 복수도우미(?)들과의 관계가 있긴 하지만, 이들은 단지 복수의 발판일 뿐, 그녀에게 표정을 만들어주는 그런 존재는 아니었어요.

그런 만큼 제니는 금자씨의 속죄의 대상으로서, 백선생은 증오의 대상으로서 그녀의 스토리를 이끌어냅니다. 제니로 인해 금자는 백선생을 대신해 죄를 뒤집어쓰고, 백선생으로 인해 금자는 제니를 버리게 되는 아이러니컬한 출발, 그리고 그 둘을 위해 견뎌낸 13년간, 그리고 둘을 다시 찾기 위한 그녀의 발길로 이어지는 스토리라인은 너무나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키포인트는 역시 복수의 실행이겠죠. 차분하게 주위 사람을 모으고, 무대를 만들고, 함께 복수할 사람을 찾아내어 단호하게 집행하는 모습. 비록 주인공의 운명의 불안함에 손에 땀을 쥐는 긴장은 없지만, 과연 어떤 복수가 이루어질까 하는 기대심. 영화에서는 그런 면모를 잘 잡아냅니다. 역시 명장 박찬욱의 솜씨랄까요.

화려하면서 스타일리쉬한 영상, 이름난 배우들의 자연스럽고 냉정한 연기, 그리고 잔혹하면서도 잔인함이 잘 느껴지지 않는 독특하고 묘한 연출이 모두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한 편이라면 즐거웠던 감상으로 넘어가겠지만, 혹 복수3부작 DVD세트같은 것이 출시되면.. 어떨지 모르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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