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빈 님의 단독 리사이틀이 잡혀 급하게 보러 갔습니다. 계속 교향악단과의 협연은 수 차례 있었는데 단독 리사이틀은 정말 처음 가보는거였네요. 음악당 내 인춘아트홀은 처음 가봤는데 상당히 아늑한 공간이라 좋았어요.
주제는 바로크 음악. 바흐 부자의 곡들과 헨델, 메시앙 등의 곡이라 익숙하지 않은 선곡이었습니다. 처음 세 곡은 쳄발로와 함께 연주하는 협주였고, 두 곡은 무반주 플루트 곡이었어요. 중간 쉬는 시간에 잠시 인터뷰가 있었는데, 이번 연주회가 ARD 콩쿠르 1위 기념이라는 것, 팬데믹 중 이미 베를린 종신수석이라 프로의 자리에 있음에도 본인에게 도전하는 의미로 콩쿠르 출전했다는 것, 개인적으로 바로크 음악에 관심이 있고, 그 이유 중 하나가 플루트의 연주곡이 상당히 적어 레퍼토리에 제한이 있고, 그래서 바로크 시대 플루트의 전신인 트라베소 대상으로 쓰여진 곡들을 찾고 공부하고 있다고, 트라베소는 운지법이 플루트와 달라 당시의 느낌을 조금이라도 전할 수 있게 우든 플루트로 연주한다는 점 등을 조근조근 이야기해 주셨네요. 꽤 신선한 내용이었어요.
우연히 당일 저녁에 유퀴즈 장한나편을 봤는데, 장한나씨도 첼로를 연주하면서 레퍼토리가 한정되어 있다는 고민을 하다가 더 넓은 음악세계를 볼 수 있는 지휘자로 전업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확실히 현대의 연주가들에게 레퍼토리란 것은 중요한 영역인듯. 플루트에서도 새롭고 흥미로운 곡을 좀더 많이 듣고 익숙해지고 즐길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주회 후에는 예상치 않게 출연진 입구 앞에서 사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 롯데콘서트홀 공연에서도 받긴 했어도 한번 더 받는 것도 좋았네요. 앞으로도 좋은 연주 많이 해주시고 좀더 친근한 곡을 연주해주셨으면, 혹은 연주하시는 곡이 더 친근해질 수 있도록 음반이 빨리 나왔으면 하는 희망이 있네요 🙂
[프로그램]
– 카를 필립 엠마누엘 바흐, 플루트와 통주저음을 위한 소나타 사장조, Wq. 133 ‘함부르크 소나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플루트와 쳄발로를 위한 트리오 소나타 사장조, BWV 525
–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 플루트와 통주저음을 위한 소나타 사장조, HWV 363b
(인터뷰)
– 게오르크 필리프 텔레만, 플루트 솔로를 위한 12개의 환상곡 중
: 환상곡 제1번 가장조, TWV 40:2
: 환상곡 제2번 가단조, TWV 40:3
–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플루트 솔로를 위한 파르티타 가단조, BWV 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