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열음, 카푸스틴 and… 피아노 리사이틀 (10.1)

손열음, 카푸스틴 1주기 추모 앨범 발매 기념 리사이틀 | 연합뉴스

간만의 피아노 연주회. 카푸스틴이라는 러시아 작곡가의 곡을 중심으로 연상되거나 연관된 다른 곡을 함께 연주하는 독주회였습니다. 손열음 씨의 연주회는 처음이었는데, 힘있고 강렬한 에너지가 인상에 남네요. 물론 필요할 때는 서정적이고 유려한 터치를 보여주었지만, 분위기나 공간에 꿀리지 않고 지배한다는 인상이 강한, 그런 느낌이랄까요?

카푸스틴은 러시아 작곡가임에도 차이코프스키 같은 낭만풍이 아닌 미국풍의 재즈에 가까운 작품들을 선보였어요. 브로셔에 보면 손열음 씨가 러시아에서 연주했더니 누군가가 어느 나라 사람의 곡이냐고 물었다고 하더군요. 그만큼 덜 알려지긴 했지만 들어보면 귀에 감기는 리듬감이 상당히 현대적인 그런 곡들입니다. 보통 즉흥 연주의 독특한 박자감을 보여주는 재즈 풍의 리듬이 모두 악보로 쓰여 작곡되었다니, 악보로 보면 상당히 난해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연주곡은 손열음 씨의 카푸스틴 음반에 수록된 곡을 프로그램과 앙코르에 적절히 배치해서 연주되었습니다. 여기에 드뷔시나 글래스 등의 곡이 함께 들어가 있었어요. 다만 10여 곡이 계속해서 연주되니 사이사이에 조금 더 여유가 있었다면 하는 희망이 있었지만, 그런 점은 관객마다 선호가 다르겠죠?

전반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카푸스틴 소나타 1번, 그리고 앙코르로 연주했던 곡 중 하나인 볼콤의 우아한 유령. 두 곡 다 멋드러진 선율이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강렬하게 다가온 곡이라 좋았네요. 우아한 유령은 기회가 되면 한번 쳐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 악보는 쉽지 않더군요 🙂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