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장해준은 바위산의 남성 추락사 사건을 수사하면서 사망자의 중국인 부인인 송서래를 알게 됩니다. 용의자로 지목되는 부인을 잠복해서 관찰하면서 점차 호감을 갖게 되는 해준과, 동시에 그에게 호감을 갖게 되는 서래의 만남, 그리고 짧은 연애. 하지만 서래의 노인복지사 일자리와 휴대폰을 이용한 트릭이 드러나면서 둘은 헤어지게 되네요. 몇 년 후 다시 이포에서 재회한 둘은 또다시 살인사건과 엮이게 되고 이 사건으로 해준은 서래를 다시 의심하며 사건을 수사하게 되는데..
박찬욱 감독의 명작이라고 일컬어지는 작품입니다만, 원래 좋아하는 장르가 아닌지라 평범하게 잘 봤다는 느낌입니다. 영화적으로 실마리와 복선을 잘 깔아놓은 전반부와 이 모두가 하나하나 의미있게 회수되는 후반부가 스토리적으로, 영상적으로, 소품 활용으로 기가 막히게 배치하고 구성했다는 점은 정말 박수를 보냅니다만, 그게 개인적으로는 너무 드러나는 것이 약간 거슬린다고나 할까요, 그래도 잘 만든 영화라는 점에는 백배 동감입니다.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빠져들 수 있는가 싶으면서도, 이성적으로는 저 사람이 범인인데 싶으면서도 감성적으로 아니라서 다행이다는 마음. 반대로 이번에도 저사람이었네 싶다가 어라 이번엔 아닌가 했는데 알고보니 맞고. 그런데 그 모든게 다 나때문이었어 하는 생각의 흐름이 계속 뒤집히는 이 미묘한 표현을 기가 막히게 했다는 것. 정말 장인이에요 감독님.
그리고 소품들. 스마트와치, 번역앱, 전화기, 신발끈, 반지, 옛날 유행가, 안약 등등. 하나하나가 허투루 쓰이지 않고 무언가를 상징하는 것처럼 사용되는게 기가 막히구요, 카메라의 시선 또한 그냥 찍은게 아니고 말이죠. 아 이렇게 영화보면서 생각 많이하게 만드는건 정말 오랜만이었네요.
어쨌든, 여러 박자가 함께 모여 잘 만들어진 수작입니다. 간만에 이 영화 잘만들었네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든 작품, 여러 사람이 추천할 만 하네요. 즐겨 보지 않더라도 봐야 할 거 같은 작품이었어요.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