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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라 소년합창단 내한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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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보고 싶어해서 보게 된 공연입니다. 평소 클래식은 싫다고 하더니 학교에서 합창단 하는데 합창 공연이 있다니까 (그것도 또래들이 하는 공연) 급 관심이 있었는지 보겠다고 하더라구요. 덕분에 소년합창단 공연은 처음 보게 되었네요.

맑은 변성기 이전의 목소리로 성부를 나눈 합창이 이루어지는 곡들이었는데, 의외로 솔로 부분이 많더군요. 신기했던 것은 약간 가성 비슷한 목소리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솔로를 하는 아이들 각각의 목소리 톤이 다 나름대로의 개성이 있었다는 점이었어요. 이런 고유의 톤이 공연할때의 매력이 되는구나 싶었습니다. 더불어 이런 목소리로 성장해서 변성기를 거치더라도 노래를 잘 하겠지라는 생각도 들기도요.

곡들은 1부는 주로 성가, 2부는 크로스오버 곡들이 많이 나왔어요. 아이도 그렇고 저도 2부의 곡들이 귀에 익은 곡들이라 더 즐겁게 들을 수 있었네요. 그중에서도 Enya의 Orinoko Flow는 정말정말 오랜만에 듣는 곡이라 너무 반가왔어요. 들으면서 아 이게 뭐였지 하는데 정말 반가왔음. 더불어 안드레아 보첼리의 곡이 떠오르는 The Prayer, 러브 액츄얼리에서 귀에 익은 God only knows도 좋았구요.

다만 어린 아이들이 빡빡한 일정(서울-인천-익산-세종 등등) 속에서 공연에 끌려다니는게 과연 괜찮은건가 싶기는 하면서도 아이들 각자는 여행과 공연을 즐기고 있다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는 마음이 반반씩 들기도 했습니다. 일단 중간중간 들리는 멘트 자체가 무리스럽진 않은 것 같으니 일단 괜찮다고 여기기로. 합창단 아이들도 즐겁게 즐겁게 부르고 여행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어바웃 타임

Movie 09.] 어바웃 타임(About Time, 2013) - 명대사 & 런던 촬영지

보다보니 아 전에 본건데 하는 느낌이 스르륵. 하지만 끝까지 봤는지 보다가 중단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끝까지 감상을 마쳤습니다. 중반 이후로 내용이 새로왔던 것으로 보아 중간에 팀의 오그라드는 행동 때문에 못참고 접은 모양이네요. 하지만 그 이후 메리와의 삶이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푹 몰입해서 보게 되는 영화였습니다.

어느 나이가 되면서 아버지로부터 집안의 남자들에게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된 팀, 집에 놀러와서 여름을 보낸 샬럿에게는 차였지만 런던에 상경해서 능력을 이용해 아버지 친구인 해리를 돕고, 그 와중에 만남의 순간을 놓친 메리에게 적극적으로 따라다니면서 다시 만남을 이루어냅니다. 그리고 어릴적 샬럿과 우연히 만나지만 유혹을 벗어나면서 메리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고 결혼까지. 그리고 시작되는 가족으로서의 인생은 때로는 아이 때문에, 혹은 철없는 여동생의 사고로, 그리고 아버지의 불치병 등으로 고민할 거리가 계속되지만 그 가운데 얻게 되는 인생의 교훈이 따스한, 그런 영화네요.

사실 이 영화에서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은 시선을 끄는 능력이긴 하지만 의외로 그렇게 중요하진 않다는 느낌이 드는 구성이에요. 중요한 것은 이 사람이 내 운명의 사람인지, 그리고 그 마음이 진심이고 내가 혹은 서로가 마음을 다해 살면 더 따뜻하게 위기를 극복해나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가운데 쌓이는 정과 신뢰, 그리고 기억이 더 중요한 자산이라는 어찌보면 교과서적인 내용이 이어지는 이야기였네요. 그럼에도 즐겁고 좋은 기억의 영화로 작품으로 기억되는 것은 제작사 워킹타이틀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물론 초반부터 이어지는 팀의 삽질이나 민망한 스토리들은 어린날의 치기어린 기억이라고 참고 볼 수 있어야 좋은 마음으로 감상을 마칠 수 있다는 점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네요. 아 그래도 누구나 그런 기억쯤은 있잖아요. 그렇게 본다면 이건 남자아이들을 위한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