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글 목록: 2023년 3월월

아토믹 블론드

영화 '아토믹 블론드', 미·영·프·독·러 최고의 스파이 한자리에… 샤를리즈 테론 미션 완수할까 < 영화 < 연예 < 기사본문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러브러브한 이터널 선샤인을 보고 나니 생각없이 막 지나가는 영화를 보고 싶어서 집어든 영화였는데, 생각외로 생각을 좀 해야하는 구성이었네요.

그렇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화끈하게 액션이 펼쳐진다는 점은 예상대로였던 영화. 샤를리즈 테론이 MI6 요원 로레인으로 나와 베를린 장벽 붕괴 시점에서 동서 베를린을 넘나들면서 여러 국가의 비밀요원 리스트가 담긴 시계를 확보하고자 조사해 나가는 이야기입니다. MI6의 현지 지부장인 퍼시벌은 그동안 쌓아온 커넥션을 기반으로 지원을 담당하지만 오랫동안 베를린에 있었던만큼 꿍꿍이가 있고, 마지막으로 시계를 확보했다고 알려진 KGB요원 바흐친은 자신의 욕심을 채우고자 시계를 팔려고 합니다.

프랑스 요원인 델핀은 로레인이 마음에 들어 좋아서 쫓아다니고, KGB의 현지 수장인 브레모비치도 인원을 동원해 싸움을 거네요. 로레인은 리스트를 유출한 스파이글래스라는 요원을 보호하면서 베를린을 탈출하기 위해 동분서주 좌충우돌 싸움을 벌이지만 결정적인 순간 스파이글래스는 총에 맞고 둘이 함께 탄 차가 강물에 빠지는 바람에 익사하고 로레인은 자신의 루트를 유출한 퍼시벌을 찾아 정의의 응징을 + 자신의 계략을 수행합니다.

전체적인 구성은 로레인이 작전 종료 후 MI6 상관과 CIA 요원 앞에서 상세 내용을 보고(혹은 심문당하기)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사실 본인의 이야기인만큼 로레인의 속셈은 마지막에 가서야 드러나게 되네요. 사실 그런 음모는 다 배경이고 진짜는 총과 칼, 주변에서 구하는 잡동사니 물건들과 각종 지형지물을 이용한 요원들간의 격렬한 싸움을 구경하는 것이니 어쨌거나 화끈한 액션을 즐기는게 가장 중요하지만 말이지요.

감독 데이빗 리치는 존 윅의 감독이었네요. 개인적으로는 애견의 복수에 나선 존 윅의 스토리와 액션이 한수 위라는 생각, 그래도 나름대로 즐길 만한 액션 영화라는 생각도 들고요. 뭔가 인상이 비슷하네 하고 생각했던 가이 리치 감독과는 R과 L의 차이가 있었네요 ㅎㅎ 신기해라. (David Leitch vs. Guy Ritchie)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2004) - IMDb

제목을 많이 들어봤는데 어떤 영화인지 모르다가 넷플릭스에 올라왔길래 얼른 감상했습니다. 시작부터 짐 케리가 나와 오잉 했는데, 의외로 슬랩스틱이 아니라 진지한 로맨스라 신선했네요. 히로인은 케이트 윈슬렛인데다가 조연으로 기억삭제 병원의 실무진들이 커스틴 던스트 / 마크 러팔로 / 일라이저 우드라니 화려한 라인업이 놀라왔네요.

우연히 회사를 땡땡이치고 반대편 기차로 간 몬톡이란 마을의 겨울 바닷가, 그곳에서 조엘은 클레멘타인을 만납니다. 조금씩 호감을 가지고 대화를 하는 가운데 예전 조엘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의외로 두 사람은 과거에 연인이었던 사이. 몬톡에서 만나 함께 알콩달콩하게 살고 있었지만 갈등이 깊어지면서 클레멘타인이 기억 제거 서비스를 받겠다고 한 것. 조엘도 그러면 자기의 기억도 지워달라고 하고, 그날 밤 시술하러 스탠(마크 러팔로)과 패트릭(일라이저 우드), 그리고 메리(커스틴 던스트)까지 조엘의 집으로 와서 작업을 시작합니다.

이들 대화 속에서 여러 사실이 밝혀집니다. 패트릭은 기억을 지우러 온 클레멘타인에게 반해 그녀의 자료를 폐기하지 않고 이를 이용해 접근해서 연인이 되어 있고, 스탠은 메리를 좋아하지만 메리는 기억 삭제술의 발명자인 유부남 하워드 박사를 흠모하죠. 기억이 삭제되면서 옛 기억이 하나씩 떠오르는 가운데, 조엘은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잊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 자료로 제공하지 않은 옛 기억으로 도망치지만 결국 모든 기억이 사라지면서 클레멘타인에게 몬톡에서 만나자고 약속합니다 (하지만 그 기억도 사라지는데.. 약속대로 첫 장면에서 몬톡으로 가게 된 것은 잠재의식의 발현이겠죠)

조엘과 메리의 기억을 탐험하는 장면을 화면에 담은 솜씨가 정말 대단한 작품이지만, 의외로 클라이막스는 하워드 박사와 메리의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이었어요. 강렬하기도 하고 이야기가 전개되는 키가 꽂히는 순간이랄까, 그 일로 인해 기억 상담 테이프가 클레멘타인에게 전달되고 – 그걸 둘이서 차에서 듣고 – 차에서 내렸다가 조엘의 집으로 가보니 조엘도 테이프를 듣고 – 둘이서 다시 이야기하는, 그런 순서로 마무리가 급 전개되니 말이죠. 아직도 생생, 얼떨떨, 오오오 시나리오의 힘이라는 느낌.

간만에 잔잔한 영화를 흥미롭게 봤습니다. 짐 캐리의 연기도 참 좋았고 말이죠. 일라이저 우드는 천연덕스럽게 나쁜놈 연기를 잘 해내는군요. 커스틴 던스트도 너무 좋아요 ㅎㅎ. 잘 봤습니다, 그러고보니 미셸 공드리 영화는 처음이었네요.

덧, 포스터 얼음위에 누워있는 배경인 찰스강, 보스턴의 그 찰스강인가보네요. 아 다시 가보고 싶네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Spider-Man: No Way Home (2021) - IMDb

간만의 마블(?) 시리즈. 상영 당시 극장에서 보지 못해 이제서야 감상을 했네요. 왠지 좀 가벼운 영화를 보고 싶어서 집어들었는데 순식간에 몰입해서 보게 만드는건 확실히 마블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전작에서 미스테리오에 의해 정체가 밝혀진 피터 파커는 히어로를 살해한 악당이라는 오해를 받고 시간을 돌리기 위해 닥터 스트레인지를 찾아갑니다. 하지만 타임 스톤이 파괴되면서 시간을 돌리는 힘이 사라진 현실에서 최선은 사람들의 기억을 지우는 것이라고 해서 마법을 준비하지만, 사고(혹은 수다)로 인해 평행세계가 깨지면서 타차원의 숙적들이 현재로 날아오게 되죠. 닥터 옥토퍼스부터 시작해 그린 고블린, 리저드, 샌드맨과 일렉트로까지.

닥터는 이들을 바로 소멸시키고자 하지만 피터는 그들의 회한을 채워주고 성불(?)시키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 다시 전투가 발생하고, 휘말린 숙모 메이가 생명을 잃습니다. 피터는 다른 차원에서 찾아온 다른 피터들 (토비 맥과이어, 앤드류 가필드) 과 힘을 합쳐 대항하는 멋진 장면이 펼쳐져요. 세 명의 스파이더맨이 나올 때의 그 화끈함이라니! 그동안 계속 리부트가 이어진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한방에 정리하는 한 수였네요. 반가와라. 토비 맥과이어는 그동안 나이가 좀 드셨더만요.

세 명의 스파이더맨 덕분에 너무나 즐겁게 감상을 마친 한 편이었습니다. 커스틴 던스트와 엠마 스톤도 출연했으면 좋았으려만, 그러면 이야기가 너무 중구난방으로 펼쳐져 더 힘들었던 것 같긴 합니다. 이를 대신하려고 앤드류 가필드가 MJ(젠데이아)를 구하는 장면을 넣어줬는지도 모르겠어요. 비슷한 역할이라도 토비 맥과이어는 벤 삼촌의 마지막 장면을 대신하려는 듯 칼에 찔렸는데, 같은 성불을 위한 장면이라도 좀 억울할듯.

마지막 장면에서 네드와 MJ가 피터를 몰라보는게 안타깝기는 하지만, 후속에서 어떻게 이야기를 펼쳐나갈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네드가 차기 수프림 소서러가 되려나 싶기도. 아, 잘 만든 한 편의 마블이었습니다. 만족스럽네요.

덧, 쿠키 영상은 의외로 별로 재미가 없었네요. 첫번째 베놈 영상은 베놈 시리즈를 안봐서 이게 뭐야 싶었고.. 두번째는 어쩌다 보니 닥터 스트레인지 멀티버스를 먼저 본지라, 아 이거 본건데 하면서 그냥 반복학습. 뭔가 마지막 디저트를 뺏긴거같아 좀 아쉬웠어요.

구숙, 만복을 빌어요

구숙, 만복을 빌어요 - 로판 e북 - 리디

로맨스 소설의 흐름이 이제는 중국소설까지 확장되고 있네요. 근래 정언소설이라는 단어가 많이 보여 살펴보니 중국의 로맨스 소설을 가리키는 호칭이더라구요. 그 가운데 작가/번역가 이수현님이 재미있다고 언급한 이 작품을 읽어보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며칠만에 싹 완독했네요.

정씨 후작가 둘째 부인의 딸 쌍동이로 태어났으나 첫 부인의 양녀로 입양되어 두 어머니 사이에서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 실리적이고 계산적으로 자라난 정유근. 쌍동이 동생 정유묵과 곽씨 후작가의 곽장연을 두고 갈등이 생기지만 (전생의 기억으로) 자신은 파혼을 하고 동생에게 부인 자리를 넘겨줍니다. 그 장면을 지켜본 배다른 숙부 정유경은 사실 할아버지가 몰래 보호한 행방불명중인 태자. 묘한 인연으로 둘은 계속 엮이면서 정유경은 유근의 연애전략을 방해하고 유근은 모르는 사이에 유경의 마음을 슬금슬금 가져가버리는 상황이 되어버리죠.

그리고 일어나는 일들, 과연 유근은 태자와 결혼할 수 있을 것인지, 태자는 권력을 휘두르는 양씨 가문의 위협을 뿌리치고 황위를 이어받을 수 있을 것인지, 유근은 원하는대로 자신만의 장소 (권력과 사람 포함)를 가질 수 있을 것인지 등등의 이야기를 일곱 권에 걸쳐 풀어가게 됩니다. 그 과정이 약간은 먼치킨스럽기도 하고 너무 사이다스럽기는 하지만 궁금증 때문이라도 계속 읽게 되는 매력이 있네요.

생각보다 재미있는 작품이어서 심심할 때 추천 많이 되는 작품을 한두 권 읽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

퀸즈 갬빗

The Queen's Gambit (TV Mini Series 2020) - IMDb

예전부터 관심이 있었는데 구독하게 된 김에 시작한 7편짜리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입니다. 뛰어난 학자, 특히 수학자였으나 그 반대급부로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하기에 이혼하고 자살한 엄마의 재능을 이어받은 엘리자베스 허먼. 고아원에서 우연히 지하에서 혼자 체스를 두던 관리인 샤이벨 씨에게서 체스를 배우며 재능을 드러내지만 당시 합법적이었던 안정제를 고아원에서 투약하면서 약에 중독됩니다. 다만 안정제를 먹었을 때 천장에서 체스 말이 움직이며 수를 두는 독특한 환상을 보곤 하죠. 잠자리에서 당구대가 천장에 보이거나 스타크래프트 전장이 펼쳐지는 경험을 한 분들이라면 동감할 장면이기도.

그런 후 약 중독 때문에 고아원에서 사고를 치기도 하지만 한 부부의 가정에 입양되고, (그 집에서도 양아버지가 집을 나가긴 하지만)  순위도 없이 출전한 지역 체스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양어머니의 인정을 받아 지역 체스 대회를 휩쓸며 상금을 획득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베스가 반하는 나이스가이 타운스와 만나기도 하고, 지역 강자 해리 / US 우승자 베니 등과 교류를 트기도 하죠. 하지만 새어머니가 급성 알콜 중독으로 사망하고 소련의 최강자 보르고프에게 철저하게 깨지면서 베스의 방황기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다시 찾아온 기회, 소련 원정 경기에서 베스는 마음을 다잡고 파죽지세로 결승에 오릅니다. 기자로 다시 나타나 베스를 지원하는 타운스, 결승전을 위해 그간의 서운함을 제쳐두고 마음을 모아 전략을 생각해주는 해리와 베니, 그리고 결정적 순간 약이나 술 없이도 떠오르는 천장의 체스 시뮬레이션을 통해 베스는 우승을 차지하고 소련의 대단한 선수들에게 인정받게 되죠. 마지막 장면, 단지 누군가의 뜻에 의해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아니라 사람들의 지지와 응원을 스스로 획득하고 공원에서 (적국이지만) 체스를 즐기는 사람들과 플레이를 하면서 자신의 주관을 드러내는 베스가 훅 큰 것을 느끼게 되었네요.

베스의 화끈하고 공격적인 체스 플레이의 매력, 그 인물을 정말 매력적으로 표현해낸 안야 테일러조이의 연기, 차근차근 이런 인물의 일대기를 쌓아올린 연출의 매력과 시나리오 구성이 이런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체스가 벌어지는 장소들의 매력적인 1960년대 인테리어나 베스 허먼이 펼쳐보이는 의상도 볼만하구요. 하지만 그 마지막 한 편 만으로도 보석같은, 그러면서 7편짜리라 부담도 적은 좋은 드라마 작품이었어요. 추천드립니다 🙂

덧, 포스터에서 베스 앞의 체스판 위에 그냥 체스 말들만 있는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술병과 약통이 섞여 있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네요. 이런 센스쟁이같으니.

십자군 이야기 1~2

십자군 이야기 110점
시오노 나나미 지음, 송태욱 옮김, 차용구 감수/문학동네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 3권 중 1, 2권을 먼저 읽었습니다. 나온지는 벌써 10년이 넘었는데 그렇게 묵혀두다가 이제서야 읽게 되었네요. 그동안 푹 맛이 들었는지 너무나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

십자군의 스토리는 정말 띄엄띄엄 부분부분으로만 알고 있어서, 은자 피에르가 주창하여 출발한 민중 십자군, 종교세력의 힘을 찾고자 한 교황, 소년 십자군, 동로마제국의 멸망, 사자왕 리처드, 이슬람의 살라딘 등의 이야기만 들어본 정도였네요. 이제 두 권을 보고 나니 이제서야 1차, 2차의 십자군만 진행되었을 뿐이고 아직도 9차까지 일곱 번의 원정이 더 남아있다는 것을 보니 아득하군요. 어쩐지 3권이 두껍더라 했습니다.

1권에서 다루는 1차 십자군은 교황의 제창으로 고드프루아, 보두앵, 탄크레디, 레몽 등의 프랑스-독일권의 영주들이 주축이 되어 출발한 세력입니다. 계기는 비잔틴 제국의 지원 요청이었던 만큼 주로 육로로 터키와 시리아 지방으로 들어가 이슬람과의 전쟁이 시작되었죠. 왕이 아닌 영주들이 주축이 되었음에도 니케아를 함락시키고 안티오키아, 에데사를 차례로 정복하고 남하해 예루살렘을 정복하는데 성공합니다. 뒤이어 주변 정세를 안정시키기 위해 갈길리 및 트리폴리 주변을 정복하여 예루살렘 왕국, 안티오키아 공작령, 에데사 백작령, 트리폴리 백작령을 구축하고 이 구도는 200년간 이어지게 되었죠.

이 당시 이슬람은 셀주크 투르크의 아랍권과 파티마 왕조의 이집트로 나누어져 서로 반목하느라 서구권의 십자군을 막아내지 못합니다. 이 때 등장한 장기는 세력을 키워 아랍권의 강자로 부상하고 예수살렘을 위협하는 한편 에데사 백작령을 공격하여 탈환에 성공하지요. 이 세력에 대응하기 위한 십자군이 시토회를 창립한 클레르보의 베르나르도의 제창으로 결성되어 프랑스의 루이7세와 아키텐의 엘레오노르, 독일의 콘라트3세가 2차 십자군을 이끌고 갑니다. 여기부터 십자군 이야기 2권의 시작이에요.

하지만 이들은 아나톨리아, 다마스커스에서 계속 패배하고 소득 없이 돌아가게 되며, 이 전쟁을 계기로 엘레오노르는 루이와 이혼하고 영국의 헨리2세와 재혼함으로써 100년전쟁의 불씨가 만들어지게 되지요. 다만 예루살렘 왕국을 비롯한 십자군 영토를 지키기 위해 그 사이에 템플 기사단과 성요한 기사단 등의 사설 기사단이 생겨나고 중동 전역에 적은 병력으로 영토를 지키기 위한 성채가 세워지면서 가까스로 영토를 지켜냅니다. 하지만 이 때 장기의 아들이면서 이집트를 정복하여 술탄의 지위를 획득한 살라딘이 등장하면서 점차 중동의 기독교 세력은 밀리게 되고, 나병 환자면서도 엄청난 솔선수범을 보이며 영토를 지켜낸 보두앵4세의 활약도 무심하게 다음 대에 예루살렘 왕국은 함락됩니다.

이 때 예루살렘을 끝끝내 지켜내면서 살라딘과 협상하여 사람들은 지켜낸 인물이 발리앙 디 이블랭 – 킹덤 오브 헤븐의 주인공이죠. 정말 이 사이에 묘사된 뤼지냥이나 샤티옹은 너무 못되고 능력없는 인물들이라 정이 떨어지더군요. 영화는 꼭 다시 봐야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디즈니플러스를 끊고 한참 넷플릭스만 보고 있을때 이게 보고 싶다니, 타이밍이 영 안맞았네요 ㅎㅎ

이제 리처드가 등장하는 3권으로 들어갑니다. 다음에는 3~9차까지의 십자군 이야기를 즐겁게 보도록 하겠습니다..만 좀 두껍네요. -_-a

십자군 이야기 210점
시오노 나나미 지음, 송태욱 옮김, 차용구 감수/문학동네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展

예스24공연 /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멋진 전시 잘 보고 왔습니다. 마나님께서 예약해주신 덕분에 잘 보고 왔네요. 시간별 입장 인원 제한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시장 내에 사람이 많아 관람이 쉽진 않더라구요. 일부러 사람이 조금이나마 적을걸 기대하고 평일 오후에 갔는데, 정말 주말에는 얼마나 많을지 상상이 가질 않네요. 그래도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아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막시말리안 1세부터 수집광 페르디난트 2세, 벨라스케스 그림의 주인공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 그리고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와 딸 마리 앙트와네트 왕비, 비명에 죽은 엘리자베트 황후까지 이름난 인물들의 모습과 그 수집품도 볼 수 있었네요. 그림으로는 이들의 초상과 더불어 리브가를 만나는 엘리에셀, 성모자를 만난 동방박사 등 이름난 그림들, 중세 때 신분과 부의 상징인 갑옷 컬렉션, 금과 은, 때로는 열대의 야자를 이용한 화려하고 섬세한 식기와 장식품, 벽에 걸린 거대한 태피스트리 등이 줄줄이 펼쳐집니다. 600년간의 컬렉션을 다 담진 못하더라도 그 면면을 살펴볼 수 있는 멋진 작품들이 많아서 걸어다니는게 힘들지 않더군요. 아이는 한번 더 보고 싶다고 이야기할 정도.

멋진 작품들 잘 감상할 수 있었고, 직접 현지에 가서 보는 미술관은 얼마나 풍성한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을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예전에 갔던 루브르나 오르셰도 지금 가면 또 다른 눈으로 볼 수 있겠지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지요. 잘 봤습니다 🙂

참고링크: 디자인프레스 – 합스부르크 왕가의 600년을 하나의 전시로 엮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