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글 목록: 2023년 5월월

스즈메의 문단속

스즈메의 문단속' 원작 소설도 열풍…20만부 판매 - 경향신문

신카이 마코토의 신작. 아이가 보고싶다고 해서 뒤늦게 극장에서 관람하게 되었네요. 초창기 인물 묘사가 어색하다는 평을 들었던 감독님이 이제 연륜과 능력있는 제작진을 끼고 만드니 이렇게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펼칠 수 있게 되셨구나 싶어 감개무량하기도 했네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건 토호쿠 지진에서 부모를 잃고 이모와 함께 큐슈까지 와서 살고 있는 17세 소녀 스즈메, 그리고 차원의 문을 통해 빠져나오려는 재난(미미즈)을 방지하고자 전국을 다니며 문단속을 하고 봉인을 지키는 소타의 두 사람입니다. 스즈메가 우연히 뽑아버린 봉인(다이진)이 소타에게 저주를 걸면서 소타가 유아용 의자(?!)로 변해버리고, 두 사람 (혹은 한 사람과 의자)은 고양이로 변해 도망치는 다이진을 쫓아 시코쿠, 고베 등을 거쳐 도쿄까지 가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힘을 얻게 됩니다.

도쿄에서 만난 소타의 친구 세리자와와 스즈메를 쫓아온 이모와 어릴적 기억을 찾아 토호쿠로 가게 됩니다. 어떻게 스즈메에게는 문 안쪽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었는지, 과연 다이진을 봉인으로 되돌릴 수 있는 것인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돌아간 곳에서의 마지막 미미즈와의 대결과 함께 다이진이 왜 도망가는지, 소타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등의 의문이 풀리게 됩니다.

재난을 다뤘다는 점에서 일본에서는 논란이 좀 되었을 것 같았습니다만, 동양계 환타지라는 면에서 꽤나 잘 풀어낸 스토리가 매력적인 작품이었네요. 인물들의 성격도 시원시원하고 매력적이어서 너무 즐거웠습니다. 아이는 다이진이 너무 좋았는지 끝나고 나서도 한동안 다이진 귀여워를 연발하고 대사를 따라하는 모습. 곧 3회차 관람까지 할 기세네요.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와 배경을 찾아보고자 소설을 읽기 시작했어요. 영화에서는 쓱쓱 넘어간 장면장면이 좀더 깊은 의미가 있는 곳이 꽤 있을 것 같아 소설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쪽 이야기는 완독 후 별도로 올리도록 하지요.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

LG아트센터 서울 >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

2006년에 마나님과 관람한 후 17년만에 다시 만나게 된 스노우쇼입니다. 둥둥 떠다니는 공과 천장에서 뿌려지는 눈이 기억에 남는 공연이었는데, 다시 보니 세부를 많이 놓친건지 시간이 많이 흘러 잊은건지 처음 보는 듯한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덕분에 아이와 함께 매우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겨울을 배경으로 노란 옷을 입은 주인공 광대와, 길다란 모자를 쓴 6명의 조연 광대가 함께 느릿느릿한 움직임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갑니다. 전체적인 스토리가 있다기보다는 슬로우 비디오를 보는 듯한 움직임 가운데 마임으로 웃음을 이끌어내는 광대들의 동작이 보는 관객을 웃음짓게 만드는 포근한 공연이에요. 배경음악으로 흘라나오는 반젤리스의 음악도 분위기를 만들어주는데 한몫 하구요. 30년이 넘은 음악들인데 참 정겹기도 하네요.

이런 잔잔한 마임 가운데 임팩트를 주는 것은 관객석까지 뒤덮는 장치를 사용한 장면들, 그리고 그 순간에 관객석까지 마음껏 넘나드는 광대들의 모습입니다. 1부에서는 무대를 뒤덮는 먼지와 거미줄, 2부는 대형 선풍기와 조명을 비추는 가운데 관객석으로 날아드는 눈보라가 그런 역할을 하구요, 공연 마지막에는 초대형 벌룬과 공들이 튕겨 돌아다니는 모습은 이 공연에서만 볼 수 있는 즐거움을 제공해 줍니다. 흐뭇하고 포근한, 아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이기에 LG아트센터에서 거의 매년 공연을 이어가는 것 같아요.

마곡으로 옮긴 LG아트센터는 외관이나 로비, 키오스크 등의 편의시설은 멋드러지지만 관객석이나 공간 활용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네요. 건물은 독립해서 큼지막한데 내부는 의외로 좁고 관객석 단차도 낮아 앞사람 머리가 많이 가린다는 느낌이에요. 이제 막 개관했으니 아쉬움이 있을 수밖에 없겠지만 다음 리노베이션할 때 이런 아쉬움들은 좀 개선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 8년 만에 내한공연 - 노컷뉴스

아쿠아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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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으로 유명한 제이슨 모모아가 주인공 아쿠아맨 역을 맡은 DC유니버스 작품입니다. 어릴적 본 저스티스리그 만화에서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과 함께 항상 등장하던 캐릭터라 별 생각이 없었는데, 이렇게 영화화되어 그 배경 스토리라인을 보게 되니 꽤나 강하면서 다른 멤버들과 어깨를 나란히할 만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 속으로 사라진 아틀란티스의 계승자와 인류와의 혼혈로, 물 속에서 살아가는 아인류들과 생물들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자라는 컨셉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본인 역시도 제이슨 모모아답게 강한 힘과 전투력을 갖춘 능력자네요. 이복동생인 오션마스터가 어릴 적부터 쌓아온 원한에다가 왕위계승 자격을 빼앗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지만 왕위의 상징인 삼지창을 찾아오면서 바닷속 생물과의 소통 능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해서 크라켄까지 소환하고 자신의 왕위를 굳건히 하네요. 여기에다가 행방불명 어머니를 찾아내고 애인까지 챙기는걸 보면 전형적인 해피엔딩 스토리인듯.

스토리라인은 뻔하지만 바닷속 전투를 묘사한 방식이나 화끈한 액션 장면은 정말 제대로라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DC유니버스 스토리들이 이렇게 제대로 이야기를 전개하면 좋았겠으나 슈퍼맨과 배트맨들은 정말 미적미적하고 고민거리를 끼워넣느라 이도저도 되지 않은것 같은 아쉬움이 있네요. 원더우먼만큼은 그래도 잘 풀어냈는데 거긴 주인공 배우가 화약고라..

어쨌거나 아쿠아맨은 첫 이야기를 잘 풀어낸 덕에 좀더 이야기를 전개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마블의 토르에 대응되는 캐릭터 같은데 무게감이나 진중함 면에서는 좀 다른 것 같고 차별화도 되는 것 같구요. DC의 대항마로 좀더 캐릭터 빌딩을 꾸준하게 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해 봅니다.

최인아책방 콘서트 – 피아니스트 최형록

유튜브 뮤라벨을 통해 알게 되었고, 지난 쇼팽 콩쿠르에서 멋진 연주를 들려주며 2라운드까지 진출했던 최형록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어느 학교에서 단체로 들으러 온 덕분에 지난번 책방콘서트와는 다르게 약간은 시끌벅적한 분위기, 하지만 연주가 시작되자 누구보다도 초롱초롱하게 음악을 감상하는 분위기라 나름 즐거웠네요.

유려하고 섬세한 연주, 그리고 그에 맞게 나긋나긋하게 이야기하는 말투가 어우러진 피아니스트의 이야기가 즐거웠습니다. 지방에서 어떻게 피아노를 시작하게 되었고, 서울에 올라와 이른 객지생활을 하면서 피아노 공부를 하는 과정, 그리고 센다이와 쇼팽 콩쿠르의 느낌까지. 아직 어리지만 다양한 경험을 쌓아 이를 연주에 담고 있는 모습이 멋져보였네요.

새롭게 알게 된 타유페르라는 여류 작곡가의 작품이 매우 좋았고, 라벨과 슈만의 곡도 감성이 넘치는 작품이었습니다. 정말 다양한 음악의 세계를 탐색하고 관객에게 알려주는 멋진 탐구자라는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도 기대합니다!

[프로그램]
타유페르 – 로망스
라벨 – 우아하고 감상적인 왈츠
슈만 – 유모레스크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

Mrs Harris Goes to Paris [DVD] [2022]: Amazon.co.uk: Lesley Manville,  Lesley Manville: DVD & Blu-ray

이번 기내영화의 최대 수확. 별 기대없이 집어들었는데 너무나 따스하고 코믹한 소품인지라 마음에 쏙 들었다. 패션을 좋아라 하는 아이에게 쇼 장면을 따로 추천해서 보여줬을 정도. 1950년대 영국과 프랑스를 배경으로, 여러 집을 다니며 청소와 가사일을 해주는 가정부인 해리스 부인이 어떤 부인의 집에서 디오르의 드레스를 보게 되면서 홀딱 반해 400파운드에 달하는 금액을 모아 파리로 드레스를 사러 떠나는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부인이 너무 소박하고 귀여운게, 궂은 일을 하면서도 매사에 좋은 점을 찾고 동료에게도 항상 친절하게 말을 해주면서 누군가 물건을 흘리면 꼭 불러서 이야기해주는 마음좋은 할머니같은 느낌 – 그래서 전사한 남편에게서도 수당이 나오고 경마로 잃은 돈도 직원이 일부를 재투자해서 다시 돌려주고 해서 결국 돈을 모아 파리로 떠날 수 있게 되더라구요. 파리에 도착해서도 역에서 헤롱대는 동네 할아버지에게 친근하게 말을 걸어 디오르 하우스를 찾아가고, 그곳에서도 예쁜 모델 언니가 떨어뜨린 가방을 찾아주면서 엉겁결에 신제품 공개 쇼까지 들어가게 됩니다. 물론 자신을 좋게 봐준 귀족 할아버지가 있어서였기는 하지만요.

디오르에서 보게 된건 정말 화려하고 예쁨이 넘치는 신작 드레스의 물결. 그 중 두 벌에 꽂힌 해리스 부인은 우여곡절 끝에 녹색 드레스를 가봉하게 되고 당일 사가고 싶었음에도 일주일간 가봉이 필요하다는 말에 체류기간을 늘리게 됩니다. 자신을 좋게 봐준 회계담당 청년의 집에서 묵게 된 건 덤. 그 후 귀족 할아버지와 데이트도 하고 청년과 모델 언니야를 엮어주기도 하죠. 반대로 미운털이 꽂힌 귀족 부인에게 괴롭힘을 당하기도 하구요,  마지막으로 가봉 시간을 못 맞추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하지만 특유의 친화력으로 재봉 담당 군단과 친해져 직접 재봉에 참여함으로써 완성된 드레스를 들고 런던에 돌아옵니다. 그 후일담 또한 유쾌하기 그지없어요.

주연인 레슬리 맨빌 님은 ‘세상의 모든 계절’과 ‘팬텀 쓰레드’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라고 합니다. 게리 올드만의 부인이기도 하다고.. 처음 알았네요. 조만간 팬텀 쓰레드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알게 되어 다행이어요. 그리고 예쁜 모델 언니 나타샤 역의 알바 밥티스타도 눈에 띄었구요. 엘렌 페이지를 닮은 듯 – 앞으로 승승장구하시길 바래요.

즐거운 영화로 여행을 마무리한지라 기분이 좋기도 했어요. 막 보고 온 파리의 50년대 모습을 둘러보는 재미도 있었고 말이죠. 파리 관련으로 영화 추천을 주르르 받았는데, 이 목록도 하나씩 둘러봐야겠다고 생각중이네요 🙂

Mrs. Harris Goes to Paris' re-creates fabulous Dior couture

수어사이드 스쿼드

Suicide Squad [Special Edition] [DVD] [2016] - Best Buy

기내영화로 두번째 시도 끝에 감상을 완료한 영화입니다. 몇 년 전에 착륙 전에 보다가 말아서 아쉬웠던 차에 이번 비행은 너무 시간이 많이 남아 여유있게 재감상할 수 있었네요. 그만큼 우선순위가 떨어지고 이야기도 좀 지리멸렬한데가 있어서 그런듯. 일단 DC의 캐릭터를 파악이나 해두자 하고 봤습니다.

일단 팀 구성이 막장이란 것은 아는대로였지만 실상을 보니 더 심하더군요. 조커의 애인 할리퀸이야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만 이들을 총괄하는 장관도 사이코패스고 팀 리더는 목적이 적이 되어버린 애인을 되찾는 것인데다가 팀이 행동하는 계기가 죽지 않기 위해서.. (목에 폭탄 목걸이라니). 그나마 제일 제정신인게 청부 스나이퍼인 데드샷 정도겠네요. 안티히어로 측에서는 인큐버스는 너무 허무했고 인챈트리스가 설정은 매력적이었으나 실상은 좀 허무했어요. 어쨌거나 일단 위기는 타파했으니 그러려니.

역시나 그나마 볼만한건 할리퀸의 캐릭터와 액션, 그리고 데드샷의 솜씨였네요. 부메랑과 디아블로, 크록은 좀더 존재감을 키워줄 무언가가 더 필요한듯. 카타나는 왜 나왔는지 영 아니었던 것 같고.. 기회가 될 때 2편을 보고 한번 더 생각해 봐야겠어요.

타르

ℳári on Twitter: "TÁR (2022) directed by Todd Field  https://t.co/nWF8A4KxLU" / Twitter

베를린필에 취임하게 된 여성 지휘자 리디아 타르의 이야기를 다룬 가상의 이야기. 시놉까지만 들어볼 때에는 어려움을 뚫고 자신의 자리를 찾게 된 여성 서사를 기대했으나, 성별은 오히려 부차적이고 권력지향적으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신의 영향력을 넓히려는 지휘자와 그런 음모와 모략과는 반대로 세상은 개인의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간다는 현실과의 괴리를 다룬 드라마라는 느낌입니다. 정치적으로는 모든 점을 안배해서 짜놓은 판이라고 생각했는데,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개인간의 관계로 인해 자신의 모략이 하나하나 해체되고 마는 타르의 위치가 한편으로는 안스러우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마땅한 귀결이라는 생각도 드는 스토리였어요.

주인공 타르 역을 맡은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는 역시 믿음직하고, 그 옆에서 연인의 어떤 행동과 모략에도 기죽지 않고 자리를 지켜 주는 샤론도 멋졌습니다. 동반자이면서 콘서트마스터로서 지휘자를 뒷받침해주고 결정적일 때 따끔한 한마디도 던져주는 모습이 좋았네요. 철없는 신인 첼리스트 올가도 천연덕스럽게 자기 것을 챙기는 신세대의 모습을 잘 표현한 것 같아 마음에 들었네요.

다만 마무리는 조금 아쉬운듯. 한꺼번에 터져나온 사고 + 자초한 기행으로 결국 물러나게 된 후일담이 너무 뜬금없었다는 느낌입니다. 무얼 말하고 싶었는가는 알겠지만 개연성이라든가 교훈이라든가 그런게 너무 단순하게 급하게 던져진게 아닌가 해요. 조금 더 욕심을 부려본다면 그 가운데 있었던 상황이라든지 이후 후일담이 들어간 감독판이 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궁금했던 영화 잘 봤어요. 기내영화가 아니면 보기 힘들었을 듯.

데뷔 못하면 죽는 병 걸림

웹툰 론칭 '데못죽'…'활자아이돌' 테스타 비주얼 공개

한동안 즐겁게 본 아이돌 웹소설입니다. 인기있다는 말에 한번 볼까 하고 잡았다가 완결까지 꾸준하게 구독했네요. 환생 회귀 등 요즘 유행(?)하는 컨셉은 다 가지고 시작했지만, 후반부에 가서는 얘네들이 아이돌로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궁금해하며 이미 팬이 다 된 입장에서 완결로 달려가게 되는 작품이었네요.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ㅎㅎ

아이돌 직촬한 사진을 알바로 팔아가면서 공시생으로 입시를 준비하던 류건우는 갑작스레 사망하게 되면서 몇 달 전으로 돌아가 박문대라는 다른 인물로 되살아나게 됩니다. 이 때 갑자기 아이돌 발굴 프로그램인 아이돌 주식회사의 후보로 뽑히게 되는데, 갑자기 눈앞에 상태창이 나타나며 ‘데뷔 못하면 사망’ 이라는 미션을 받게 됩니다. 현실인지 게임인지 헷갈리는 가운데 아이돌을 촬영하면서 익혔던 노하우와 공시생으로서의 분석력 등을 모두 끌어당겨 미션을 진행하는 박문대와, 미션을 달성하는 가운데 얻게 되는 능력치 (보컬, 끼, 춤, 외모 등)를 향상시켜 가면서 서바이벌을 통과하고, 아이돌로 데뷔하고, 활동을 해 나가면서 미션의 비밀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이야기로 펼쳐져요.

물론 박문대가 주인공이고, 보컬 포지션으로 엄청난 능력을 개발해 나가지만, 그 가운데 만나게 되고 팀을 이루는 선아현, 차유진, 류청우, 이세진, 김래빈, 배세진도 각자가 댄스와 끼, 리더와 작곡, 연기 등으로 멋진 조화를 이뤄나가고 경쟁 팀으로도 VTIC/청려라는 능력자가 존재해서 두 팀 간의 대결을 보는 맛도 쏠쏠했네요.

몇 달 동안 열심히 즐겁게 볼 수 있었고, 덕분에 카카오페이지라는 플랫폼도 써볼 수 있었습니다. 리디에 비해 편의성은 많이 딸리고 복작복작한게 너무 상업적이고 지저분하다는 생각은 들더군요. 그래도 즐거운 이야기 볼 수 있어 좋았고, 초반 펼쳐놓은 떡밥을 마지막까지 성실하게 기대 이상으로 회수하면서 이야기도 맛깔나게 마무리하는게 작가님이 정말 찐 팬 활동의 경험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정말 재밌기도 했네요. 소설 속의 아이돌이지만 팬클럽이 생길 수도 있다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 이야기였습니다. 왕 추천입니다 ^^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N차 가자…2월 1일 디즈니+ 공개 - 노컷뉴스

갑작스레 블랙 팬서가 사망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2편, 못 본 마블 에피소드가 있었나 하면서 감상을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블랙 팬서를 연기한 채드윅 보즈먼이 2020년 갑자기 사망하면서 일대 줄거리의 변화가 생긴 것이었더군요. 그래서 와칸다 포에버는 블랙 팬서가 없는 가운데 새로운 적인 탈로칸을 등장시키면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트찰라와 슈리 남매의 어머니인 라몬다는 블랙팬서가 없는 가운데 와칸다의 중심을 잡는 여왕으로 열연합니다. 하지만 트찰라의 왕 네이머는 수중 인간이지만 발에 날개가 달려 날 수도 있고 공기중 호흡도 가능하다는 사기캐, 게다가 전투능력 또한 강력하기에 당당하게 정면으로 와칸다를 침공해 압승을 거두고 그 가운데 라몬다는 죽게 됩니다. 슈리는 과학기술에 대한 지식과 트찰라/라몬다를 구하지 못한 무력함 사이에서 고민하며 그 가운데 새롭게 알게 된 실마리를 통해 사라졌던 허브를 합성해내고  2대 블랙팬서로 각성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마지막 전투. 두 국가는 한쪽이 사라질 때까지 싸워야 하는 것일까요 ㅎㅎ

나름 주인공이 없다는 미증유의 상황 속에서 작가들이 시나리오를 그려내기 위해 노력한게 드러나는 한 편이었네요. 애쓰긴 했으나, 메인 캐릭터가 없다는 점이 작품을 묵직하게 만들어내지 못하는게 정말 한계였던 것 같습니다. 멋진 캐릭터로 만들어졌던 블랙 팬서의 빈자리가 아쉬웠던 한 편이었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Jurassic World Dominion Poster FAn Made | Filmes jurassic park, Arte com tema de dinossauro, Jurassic world

간만의 여행길, 간만의 기내영화를 즐겁게 봤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비행기가 돌아가다보니 비행시간도 한참 길어져서 영화를 넉넉하게 볼 수 있었네요. 오히려 영화 덕분에 그나마 긴 비행시간을 견딜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만큼 아무래도 감상하는 영화는 주로 별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액션 블록버스터 중심이 된 것 같네요. 그 첫번째는 크리스 프랫 덕분에 즐겁게 봤던 쥬라기 월드 시리즈. 지난번 폴른 킹덤에서 전 세계로 퍼져나간 공룡들이 이제는 인류의 생활 터전에 침입해서 공존하기 시작합니다. 더불어 등장한 거대 메뚜기는 전 세계의 식량 생산을 독점하려는 바이오신의 음모로 이를 막기 위해 쥬라기 공원의 전/현직 주인공들이 연합해서 대결합니다. 여기에 감초같이 등장하는 블루의 아이 베타도 유전자의 중요성 때문에 납치당해 구출하려는 목적도 함께 더해지네요. 덕분에 오웬과 클레어, 메이지 뿐만 아니라 전작의 앨런 그런트, 엘리 새틀러, 말콤 박사까지 등장해 바이오신의 본거지에 들어가게 됩니다.

공룡들이 세계에 퍼진만큼 정말 다양한 공룡들을 보는 눈호강을 할 수 있었네요. 바다의 모사사우르스와 공중의 케찰코아틀루스, 거대 육식공룡인 기가노토사우르스와 티렉스의 대결, 깃털공룡 테리지노사우르스와 물속을 헤엄치던 피로랍토르, 동굴속의 디메트로돈 등이 기억에 남네요. 갖은 모험 끝에 미션은 해결하지만, 전작만큼의 주인공들의 고생담은 덜해서 맘은 덜 졸일 수 있고, 악당들은 깔끔하게 공룡들이 해결해주는 것 같습니다. 제작진들이 이 시리즈의 진 주인공은 인간이 아니라 공룡들이란걸 확실히 인지한듯요.

덕분에 즐겁게 공룡들 잘 감상할 수 있었고, 비행의 두 시간도 슬슬 흘려보낼 수 있었네요. 역대 주인공들의 면면도 다시한번 되새겨볼 수 있어 즐거운 감상 시간이었습니다 🙂

얼음과 불의 노래: 5부 드래곤과의 춤

드래곤과의 춤 110점
조지 R. R. 마틴 지음, 이수현 옮김/은행나무

드디어 완독. 매번 읽을 때마다 각오를 다지고 시작해야 하는 얼음과 불의 노래 시리즈입니다. 이야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드디어 변화가 시작됐어요. 지난 4부 까마귀의 향연에서 주변부 이야기가 펼쳐졌다면, 이번에는 드디어 존 스노우와 대너리스, 티리온과 아리아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아리아는 브라보스에서 얼굴없는 신의 종복으로 수련을 쌓아갑니다. 자신을 잊지만 복수는 잊지 않고, 자신을 숨기고 신의 뜻을 수행하는 어쌔신같은 모습으로 거듭나고 있네요. 티리온은 바리스의 도움으로 해협을 건너지만 몇번씩 위기를 겪으며 노예의 낙인이 찍히기도 하고 조라 모르몬트와 헤어지고 재회하는 역경을 겪으며 계속 대너리스가 있는 미르로 가고자 하네요. 혀가 참 지저분하지만 그래도 양심이 있고 전략이 있고 정이 있어서 미워할 수 없는 존재인듯.

5부의 한 축인 존 스노우는 여전히 장벽을 지키고 있지만 샘웰을 대륙으로 내려보낸 후 야인들과 스타니스와의 관계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야인들을 받아들여 전력 증강을 꾀하고 겨울의 죽은자들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장면이 위기인지라 과연 살아남았을지 궁금하지만 역시나 몇년 기다려야 다음 권이 나오겠지요.

나머지 한 축을 담당하는 대너리스. 드디어 드래곤에 탑니다. 미르의 수많은 근심거리들을 버려두고 훨훨 날아갑니다만, 그래도 다시 돌아와야겠죠? 대륙을 휩쓸고 강력한 군주로 거듭나 티리온과 조라, 바리스탄을 이끌고 웨스테로스로 건너갈 날이 기대됩니다.

과연 6부는 언제 나올지 기대되네요. 6부 겨울의 바람은 아직 출판 전이라는데.. 외전 왕과 피를 이럴 때 봐야하나 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