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24-04-05

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

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 (r99 판) - 나무위키

기나긴 연재가 드디어 끝났습니다. 이런 분량을 마지막까지 성실하게 연재해주신 작가님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드네요. 덕분에 매일매일 읽을거리가 끊이지 않아 즐거웠습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여러 국가가 합심하여 태평양에 세운 국제해저기지. 이곳에 치과의사로 부임하게 된 박무현이 주인공입니다. 처음에 어리버리하며 예상처럼 화기애애한게 아닌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 난 기지 분위기에 황당해하면서 적응하는가 한 박무현은 갑작스레 숙소가 물에 잠기며 기지가 침수되고 있다는 황당한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박무현은 탈출을 위해 계단도 오르고, 총격전에 휘말리기도 하고, 테러범의 손아귀에 떨어지기도 하지만 특유의 선한 마음가짐으로 사람들을 대하며 탈출을 ㅣ도하지만…

죽고 맙니다. 그런데 그냥 죽는게 아니라 총에 맞기도 하고, 상어에 물리기도 하고, 손가락이 잘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죽은 매번 자신의 방으로 회귀합니다. 물이 차오르고 있던 그 상황으로요. 박무현은 전 회차에서 구하지 못한 누군가를 구하려 하고,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을 바탕으로 또다른 루트를 계속해서 시도하기도 해요. 가장 도움이 되었던건 엔지니어팀장인 신해량, 그리고 그 직속인 백애영이었고, 그래서 정말 우정이 쌓이는걸 느낄 수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 알게 된 사실은, 이 사고에 무한교라는 세기말 종교가 개입해 있다는 것. 박무현이 회귀하는 것도 이 무한교가 사고를 통해 과거로 돌아가려는 시도와도 상관이 있다는 것이죠.

과연 박무현은 이 무한루프같은 회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벗어난다면 이를 위한 조건은 무엇일지 찾아가는 과정이 탈출 시도와 함께 펼쳐집니다. 정말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고, 캐릭터 한명한명에게 애정이 느껴지는 그런 작품이었네요. 강추합니다!

블루 피리어드

블루 피리어드/애니메이션 - 나무위키

독특하게도 미술이란 분야를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원작인 만화책이 괜찮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어 관심이 있었는데, 넷플릭스에 애니메이션이 뜬 걸 보고 시작했다가 며칠만에 완결까지 달렸네요. 그만큼 흡입력이 있고 잘 구성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인공 야토라는 공부는 잘하지만 가족의 바람에 따라 재정적으로 부담이 적게 가는 괜찮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하지만 어느 날 학교 미술시간에 자신의 그림을 그려보라는 과제를 받고 자신이 친구들과 놀러다니다 새벽에 본 시부야의 푸르스름한 느낌을 담은 그림을 그리게 되고, 친구 하나가 그런 느낌을 알고 공감해주자 새벽까지 몇편씩 스케치를 한 끝에 미술을 전공하기로 마음을 굳힙니다.

완전한 초짜이지만 미술이란 것이 자신의 마음을 담은 무언가를 시각적으로 표현해내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한다는 것, 그것이 이루어졌을 때의 짜릿함이 원동력이 되어 시작하지만, 그 과정은 험난합니다. 부모를 설득해야하고, 학원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배울것은 가득,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고 깊이가 더해가는 것이 또 다른 재미이죠. 여기에 초반에는 뮤즈인 모리 선배와 선생님이, 중반에는 학원의 마유 선생님과 학원 동료인 마키, 하루카가, 종반 입시에서는 미술부 치구인 류지와 학원 동기인 요타스케와의 교류와 경쟁을 통해 몇 단계씩 업그레이드하는걸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었네요.

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정말 흥미롭게 볼 수 있는 멋진 작품입니다. 다만 류지라는 인물의 개성이 좀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나름 다양성의 표현이라 보고 넘어가도 좋을 것 같아요. 대입 후 이야기도 나중에 원작으로 찾아볼까 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