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24-04-08

장송의 프리렌 1기

Sousou no Frieren

원작을 즐겁게 보고 있습니다만, 애니메이션으로 정말 잘 만들어진 수작이네요. 보통 원작을 본 작품은 애니메이션화된 경우 ‘원작이 낫네’ 라던지, ‘너무 축약했어’, ‘그럭저럭 괜찮네’ 정도의 평가를 받기 쉬운데, 이 작품은 정말 원작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하나하나 잘 챙겨 채워준 멋진 사례라고 생각됩니다. 그만큼 정지된 컷에서 생략된 뉘앙스라던지, 원작에서 스리슬쩍 넘어간 부분을 꼼꼼하게 잘 연결해준 부분이 눈에 띄어 좋았어요.

용사 일행과 함께 10년간에 걸친 모험 끝에 북쪽 끝 마왕성에서 마왕을 해치운지 50년, 프리렌은 옛 기억을 쫓아 사제 하이터가 키우던 마법사 페른, 전사 아이젠이 키워온 슈타르크와 함께 이제는 죽고 없는 용사 힘멜의 기억을 좇아 북쪽 엔데에 있다고 알려진 오레올을 찾아나선다. 그 여정은 한편으로는 힘멜과 함께한 기억을 되새기며 발자취를 좇아가는 용사 일행을 추모하는 장송의 여행이기도 하면서, 마왕을 무찌를 당시 마무리하지 못하고 남겨둔 마왕군의 잔당을 하나하나 저세상으로 돌려보내는 저승사자로서의 마무리이기도 해요. 장송의 프리렌이란 제목은 이런 두 가지를 다 담고 있는것 같습니다.

예전 힘멜과 함께한 기억을 되새기는 프리렌은 순간순간 당시에는 느끼지 못했던 힘멜과 동료들의 마음을 5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이해하게 되며 눈물도 흘리고 이제는 조금 더 성숙한 마음으로 페른과 슈타르크 같은 동료들에게 힘멜의 그 마음을 전해주기도 합니다. 여전히 미숙하고 단명종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향이 없지 않지만 중요한 것은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고, 알 수는 없지만 알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놓지 않는 모습이 이 애니 속에서 순간순간 잘 표현되어 있어요. 원작보다 감동이 진해지는 부분이 바로 그런 면인 것 같습니다.

일단 1기의 여정은 여행의 시작부터 북쪽으로 진입하기 위한 마법사 1급 시험의 마무리까지였네요. 현재의 인기로 볼 때 2기는 원작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황금향의 전투가 주요 사건이 될 것이라 여겨지는데,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2기에서도 1기같은 세심한 기획이 잘 이루어지길 바래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