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개인적으로는 볼링 포 콜럼바인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화씨 9/11이 주로 조지 W. 부시 개인을 집중적으로 성토하는데 반해, 볼링 포 콜럼바인은 작게는 미국 총기 협회란 단체를, 크게는 전 미국인의 두려움에 대한 과민반응을 강하게 꼬집고 있거든요. 구성도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이 흥미를 잃지 않도록 일관되게 줄거리를 전개해 나갑니다. 하지만 화씨 9/11은 부시에 대한 폭로를 일관되게 전개해 나가지 못하고 계속해서 개인적인 비난을 줄줄 읊어대죠. 요즘 상황을 볼 때 물론 통쾌하고 한동안은 재미있었지만, 중반 이후에는 몰입도가 떨어지는것 같습니다.
그런 작은 단점이 물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정말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다큐멘터리 중에 이 정도로 웃음을 줄 수 있는 영화가 예전에 존재했던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요. 새로운 사실이 폭로될 때마다 ‘푸하하’ 라던지 ‘쯧쯧’ 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한두 사람이 아니라 영화를 보는 사람 대부분이 말이죠. 그만큼 하나의 목적을 향해 편집된 다큐멘터리의 힘이 크다는 사실을 강하게 느꼈습니다. 마이클 무어, 대단한 사람이에요.

당신 대통령 맞아?
덕분에 다큐멘터리라는 장르를 새롭게 보게 된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는 다른 시선을 알게 된 것 같군요. 앞으로도 이 장르에서 더욱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작품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덧, 마이클 무어 감독이 만약 나를 타겟으로 삼는다면..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오싹하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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