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owcat in Paris 파리의 스노우캣 – 권윤주 지음/안그라픽스 |
덕분에 어젯밤 잠을 설쳤습니다. 사실 며칠동안 두고두고 보려고 했는데, 어느 순간 푹 빠져서 끝까지 다 보고 말았네요. 정말 스노우캣의 이야기와 예전 여행했던 파리에 대한 그리움이 공명한 모양이에요.
상당히 동적으로 묘사되는 일반적인 여행기와는 달리 파리의 스노우캣은 정적입니다. 혼자서 낯선 곳에 남겨졌을 때 보통은 당혹스러워하기 마련인데, 스노우캣은 오히려 그곳에 정을 주고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그런 모습이더라구요. 몇 달간에 걸쳐 파리에 체류하면서 다급하게 관광지만을 찍고 돌아다니는 여행이 아니라, 진득하니 아침에 일어나 카페에서 식사를 하고 좋아하는 장소에서 가만히 주변을 바라보는 그런 느낌. 좋았습니다.
가끔씩 혼자 여행을 떠나서 여러가지를 보아왔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한 곳에 머물면서 그 장소에 정을 준 경험은 거의 없는 것 같네요. 한장 한장을 넘기면서, 스노우캣과 동화되어 찻잔 하나, 풍경 하나, 사람 하나에 두근거림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한 컷 한 컷의 그림이 작품으로 다가오는 느낌, 마치 내 경험같은 느낌을 받은 것 또한 좋았구요.
단순히 매일매일의 그림일기만 볼 때에는 몰랐지만, 이렇게 하나의 책으로 엮여 나오는 작품을 보니, 스노우캣 나름대로의 세계를 구축해가는 모습이 보여 좋군요. 미디어에서는 상업예술이라 평하긴 하지만, 이런 캐릭터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 앞으로는 예술작품으로 느껴지기에도 충분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더욱 좋은 작품 부탁합니다. 감사해요 🙂
덧, 키스 자렛 & 팻 매스니와의 만남. 마치 내가 직접 만난 것처럼 그 컷에서는 저릿저릿하더라구요. 그들과 스노우캣은 정말 인연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관계인 것 같아요. 스타와 팬의 바람직한 자리매김이라고나 할까요?
덧, 구입해버렸습니다 – 2004.12.01.
스노우캣 짱이에요..ㅜ.ㅡ
골빈해커 / 반갑습니다, 이런 누추한 곳까지..
이 책 덕분에 스노우캣에 다시 불타오르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