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메인 관리업체 변경

Porkbun Domain Registrar Review – Pros And Cons, 54% OFF

기록을 봤더니 2004년부터 philian.net 도메인을 써왔네요. 진짜 20년을 꽉 채워서 도메인을 구입한 업체에서 계속 연장해 왔는데, 호스팅업체는 두번 이전했지만, 도메인 연장은 계속 기존 업체를 써왔습니다. 왜냐하면 쌌거든요. .net 도메인을 연장하는데 매년 11000원이라니.

타사 대비 거의 1~20%정도 싼 금액이어서 썼습니다만, 옮긴 이유는 두가지였습니다.
1. 웹사이트가 노후해서 기존 IE가 아니면 접속조차 안되더군요. 아마도 SSL 인증서 관련인것 같은데 사이트 업데이트를 안하는걸 보면 없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이트 연장을 어디서도 할 수 없게 되면 당황스럽잖아요? 그리고 정보 업데이트라던지, 네임서버 설정 등도 원래 웹사이트에서 바로 변경이 가능했는데, 점차 메일로 대응해야 하더라구요. 사이트도 느려지고.. 보험 차원에서 언제 옮겨야지 하고 있었습니다.
2. 트위터가 X로 바뀌면서 이쪽도 탈출각을 보고 있었습니다. 현재는 대안인 블루스카이를 함께 쓰고 있는데, 여기에 개인도메인을 핸들로 연결하는 기능이 있더라구요? 재밌겠다 싶어 써보려고 하는데 이게 DNS 관리기능 중 TXT레코드를 지원해야 하는겁니다. 그런데 이런걸 지원하는 업체가 손에 꼽을만큼밖에 없는듯. 국내도 국외도 한참 찾아봐야 하더군요.

이런 사유로 도메인 업체를 찾다가 국내에서는 악명높은 곳 제외하고 비아웹을 봤는데, 여기도 다른 레코드는 지원하는데 TXT레코드는 없는듯. 2번 조건에서 탈락. 해외업체는 가장 유명한 cloudflare를 봤는데 여기는 DNS를 자기꺼를 써야한다고. 어라 호스팅업체에서 자기네 DNS 써야한다고 했는데 요구조건이 충돌하네요. 아웃. 그다음으로 본 namecheap은 뭔가 알수 없는 사유로 도메인을 블록하곤 한다고 해서 아웃. 그리고 하나씩 보다가 최저가 비교 목록에서 가장 평점이 높은 곳이 눈에 띄었습니다. TXT 레코드 지원하면서 인터페이스 깔끔하고 가격 저렴한 곳 포크번. 아무래도 기존 업체보다는 조금 가격이 높지만 한번 사용하면서 살펴보려고 하네요.

add DNS record at Porkbun

일단 도메인 이전은 아주 간단합니다. 기존 업체에서 인증코드를 받았고, 이걸 포크번에 입력하고 결제만 하니 바로 이전은 시작. 언제 완료될지 기대되네요. 완료되는대로 이 글을 추가로 업데이트해보겠습니다 🙂

 

악기 만드는 음악천재 & 전생이 천재였다

[세트] 전생이 천재였다 (총14권/완결)8점
나일함/문피아

클래식 소재의 회귀물 두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클래식도 즐기고 있는 취미 중 하나이기 때문에 흥미롭게 읽었네요. 전생이 천재였다는 바이올린과 피아노, 악기 만드는 음악천재는 바이올린을 메인으로 합니다.. 만, 둘다 악기 연주를 넘어서 작곡과 클래식 문화를 바꾸는 데까지 진출하네요. 아무래도 클래식 취미가들은 클래식이 대중적인 인기를 K-pop만큼 가져가지 못하는데 대한 아쉬움이 은연중에 있는 것 같기도요. 소설 속에서 그런걸 한번 꿈꿔보는거겠죠.

둘다 재미있었습니다. 전생이 천재였다는 고전파 시절 모차르트를 비롯한 많은 작곡가들을 후원했던 귀족집안의 병약한 소년이 환생한 케이스이고 그래서인지 음악을 듣는 귀가 엄청나게 좋고 그 영향으로 작곡까지 재능을 보입니다. 몸이 따르지 않아 듣는 데만 만족했던 전생의 한을 풀고자 피아노면 피아노 바이올린이면 바이올린 멋진 연주를 펼쳐냅니다. 악기 만드는 음악천재의 경우는 프랑스의 귀족의 손아귀에 잡혀 눈도, 목소리도 모두 마비되어 몸도 성치 않은데 갇혀서 악기만 만들어야 했던 장인이 환생해서 악기사업가의 망나니 아들로 전생한 케이스에요. 전생에 귀와 촉감에만 의지해 명기를 만들기만 했기에 악기를 보는 눈과 솜씨가 범상치않고, 연주면 연주, 제작이면 제작, 나중에 작곡까지 손을 대는 신기묘기를 보여줍니다.

약간 뻔하다면 뻔한 전개이지만 사이사이에 나타나는 클래식 역사와 곡에 대한 스토리들, 그리고 악기에 대한 지식들이 그런 전개를 보완해주는 재미를 제공해줘서 즐겁게 볼 수 있었어요. 같은 작가가 아닐까 했는데, 일단 필명은 다르네요. 두분 다 다른 작품도 써주시기를요 🙂

장송의 프리렌 1기

Sousou no Frieren

원작을 즐겁게 보고 있습니다만, 애니메이션으로 정말 잘 만들어진 수작이네요. 보통 원작을 본 작품은 애니메이션화된 경우 ‘원작이 낫네’ 라던지, ‘너무 축약했어’, ‘그럭저럭 괜찮네’ 정도의 평가를 받기 쉬운데, 이 작품은 정말 원작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하나하나 잘 챙겨 채워준 멋진 사례라고 생각됩니다. 그만큼 정지된 컷에서 생략된 뉘앙스라던지, 원작에서 스리슬쩍 넘어간 부분을 꼼꼼하게 잘 연결해준 부분이 눈에 띄어 좋았어요.

용사 일행과 함께 10년간에 걸친 모험 끝에 북쪽 끝 마왕성에서 마왕을 해치운지 50년, 프리렌은 옛 기억을 쫓아 사제 하이터가 키우던 마법사 페른, 전사 아이젠이 키워온 슈타르크와 함께 이제는 죽고 없는 용사 힘멜의 기억을 좇아 북쪽 엔데에 있다고 알려진 오레올을 찾아나선다. 그 여정은 한편으로는 힘멜과 함께한 기억을 되새기며 발자취를 좇아가는 용사 일행을 추모하는 장송의 여행이기도 하면서, 마왕을 무찌를 당시 마무리하지 못하고 남겨둔 마왕군의 잔당을 하나하나 저세상으로 돌려보내는 저승사자로서의 마무리이기도 해요. 장송의 프리렌이란 제목은 이런 두 가지를 다 담고 있는것 같습니다.

예전 힘멜과 함께한 기억을 되새기는 프리렌은 순간순간 당시에는 느끼지 못했던 힘멜과 동료들의 마음을 5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이해하게 되며 눈물도 흘리고 이제는 조금 더 성숙한 마음으로 페른과 슈타르크 같은 동료들에게 힘멜의 그 마음을 전해주기도 합니다. 여전히 미숙하고 단명종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향이 없지 않지만 중요한 것은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고, 알 수는 없지만 알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놓지 않는 모습이 이 애니 속에서 순간순간 잘 표현되어 있어요. 원작보다 감동이 진해지는 부분이 바로 그런 면인 것 같습니다.

일단 1기의 여정은 여행의 시작부터 북쪽으로 진입하기 위한 마법사 1급 시험의 마무리까지였네요. 현재의 인기로 볼 때 2기는 원작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황금향의 전투가 주요 사건이 될 것이라 여겨지는데,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2기에서도 1기같은 세심한 기획이 잘 이루어지길 바래 봅니다 🙂

 

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

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 (r99 판) - 나무위키

기나긴 연재가 드디어 끝났습니다. 이런 분량을 마지막까지 성실하게 연재해주신 작가님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드네요. 덕분에 매일매일 읽을거리가 끊이지 않아 즐거웠습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여러 국가가 합심하여 태평양에 세운 국제해저기지. 이곳에 치과의사로 부임하게 된 박무현이 주인공입니다. 처음에 어리버리하며 예상처럼 화기애애한게 아닌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 난 기지 분위기에 황당해하면서 적응하는가 한 박무현은 갑작스레 숙소가 물에 잠기며 기지가 침수되고 있다는 황당한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박무현은 탈출을 위해 계단도 오르고, 총격전에 휘말리기도 하고, 테러범의 손아귀에 떨어지기도 하지만 특유의 선한 마음가짐으로 사람들을 대하며 탈출을 ㅣ도하지만…

죽고 맙니다. 그런데 그냥 죽는게 아니라 총에 맞기도 하고, 상어에 물리기도 하고, 손가락이 잘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죽은 매번 자신의 방으로 회귀합니다. 물이 차오르고 있던 그 상황으로요. 박무현은 전 회차에서 구하지 못한 누군가를 구하려 하고,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을 바탕으로 또다른 루트를 계속해서 시도하기도 해요. 가장 도움이 되었던건 엔지니어팀장인 신해량, 그리고 그 직속인 백애영이었고, 그래서 정말 우정이 쌓이는걸 느낄 수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 알게 된 사실은, 이 사고에 무한교라는 세기말 종교가 개입해 있다는 것. 박무현이 회귀하는 것도 이 무한교가 사고를 통해 과거로 돌아가려는 시도와도 상관이 있다는 것이죠.

과연 박무현은 이 무한루프같은 회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벗어난다면 이를 위한 조건은 무엇일지 찾아가는 과정이 탈출 시도와 함께 펼쳐집니다. 정말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고, 캐릭터 한명한명에게 애정이 느껴지는 그런 작품이었네요. 강추합니다!

블루 피리어드

블루 피리어드/애니메이션 - 나무위키

독특하게도 미술이란 분야를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원작인 만화책이 괜찮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어 관심이 있었는데, 넷플릭스에 애니메이션이 뜬 걸 보고 시작했다가 며칠만에 완결까지 달렸네요. 그만큼 흡입력이 있고 잘 구성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인공 야토라는 공부는 잘하지만 가족의 바람에 따라 재정적으로 부담이 적게 가는 괜찮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하지만 어느 날 학교 미술시간에 자신의 그림을 그려보라는 과제를 받고 자신이 친구들과 놀러다니다 새벽에 본 시부야의 푸르스름한 느낌을 담은 그림을 그리게 되고, 친구 하나가 그런 느낌을 알고 공감해주자 새벽까지 몇편씩 스케치를 한 끝에 미술을 전공하기로 마음을 굳힙니다.

완전한 초짜이지만 미술이란 것이 자신의 마음을 담은 무언가를 시각적으로 표현해내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한다는 것, 그것이 이루어졌을 때의 짜릿함이 원동력이 되어 시작하지만, 그 과정은 험난합니다. 부모를 설득해야하고, 학원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배울것은 가득,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고 깊이가 더해가는 것이 또 다른 재미이죠. 여기에 초반에는 뮤즈인 모리 선배와 선생님이, 중반에는 학원의 마유 선생님과 학원 동료인 마키, 하루카가, 종반 입시에서는 미술부 치구인 류지와 학원 동기인 요타스케와의 교류와 경쟁을 통해 몇 단계씩 업그레이드하는걸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었네요.

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정말 흥미롭게 볼 수 있는 멋진 작품입니다. 다만 류지라는 인물의 개성이 좀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나름 다양성의 표현이라 보고 넘어가도 좋을 것 같아요. 대입 후 이야기도 나중에 원작으로 찾아볼까 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