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설정이 꽤나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감독이나 배우 모두 처음 보는 얼굴들이었는데 다들 열연한 느낌. 만약 데뷰작이라면 상큼한 출발이라고 말해주고 싶군요.

어린시절의 에반과 엄마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어린 시절 지워진 기억이 먼 훗날 자신의 모습에 끼치는 영향의 심대함.. 이랄까요? 좀더 자세히 말하자면, [종종 기억을 잃고 쓰러지곤 하던 에반이란 소년이 어린 시절의 일기장을 다시 보면서 자신의 기억이 없어진 부분을 보는 순간 그 시절로 돌아가서 과거를 재구성한다]는 이야기. 마치 백 투더 퓨쳐를 보는 듯하더라구요.

이런 이야기는 누구나 현재의 자기 모습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이 아닐까 하네요. 과거의 어느 순간 그러지 않았더라면, 혹은 그랬더라면.. 현실의 우리들은 그 어떤 것도 바꿀 수 없지만, 만약 바꿀 수 있다면 어땠을까? 바꿀 수 있다고 해서 모든게 잘 될 수 있었을까 하는 불안감도 함께 있기 마련. 나비효과는 그런 심리를 묘하게 파고들어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에반과 켈리의 행복한 한때

사실 이런 설정은 예전에 본 타임 리프 – 내일은 어제란 책과 너무 똑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다만 이 쪽은 과거로 돌아가는 순간이 며칠에 불과한 짧은 시간을 배경으로 한다는 것. 그런 시간의 차이 때문에 타임 리프는 학원물이 되고 나비효과는 스릴러가 된게 아닐까요? ^^

극장판과 감독판의 결말이 다르기는 하지만, 둘 다 보면서 연상된 것은 피천득 수필 ‘인연’의 마지막 구절이었습니다. 차라리 만나지 않는 것이 나았으리라..는 이야기 말이에요. 조금은 아쉬웠지만, 그게 차라리 잘된 건지도 모르겠네요. 개인적으로는 극장판 결말이 더 마음에 들었어요.

덧, 그렇지만, ‘나비효과’란 제목은 영 마음에 들지 않는군요. 나비효과란 명칭에는 시간축에 걸친 효과의 심대성보다는 공간에 걸친 효과의 파장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거든요. 차라리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란 표어가 더 설득력이 있네요 -ㅁ-

4 thoughts on “나비효과

  1. 성진

    주연배우 남자 Ashton Kucther는 데미 무어의 남자친구이자 요즘 완벽히 뜨고 있는 신세대 배우. 뭐.. 좀 지고 있나? 뜬지 좀 .지. 70’s show 라는 싯콤에도 출연. 요즘은 MTV에서 연애인들 몰래 카메라해서 놀래키는 PUNK”D라는 프로그램에 호스트로 출연중. 그 외에는.. 잘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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