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 위의 불길

심연 위의 불길 16점
버너 빈지 지음, 김상훈 옮김/행복한책읽기

버너 빈지의 스페이스 오페라 대표작. 생각보다 어려워서 읽는데 꽤나 시간이 걸렸습니다. 독특한 설정과 세계관은 흥미로왔지만, 서술되는 형태가 우주선과 다인족 세계, 그리고 뉴스그룹 내용까지 여러 세계와 각각의 세계 내에서도 여러 진영에 대한 묘사가 겹치다 보니 머리속이 상당히 혼란스러웠어요. 그럼에도 작가의 상상력과 미션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강렬해서 기억에 남는 작품입니다.

일단 은하가 광속에 따라 기술력이 나눠지는 몇 단계의 구조로 나뉘어있다는 설정에서 출발합니다. 우리가 아는 광속의 한계로 정의되는 저속권, 광속 이상이 허용되어 AI와 초광속 통신이 가능해 엄청난 가장 많은 발전과 교류가 이루어지는 역외권, 그리고 역외권의 종족이 장벽을 넘어선 새로운 존재로 진화하는 초월권. 이 이야기는 초월권과 접한 한 행성에서 발견한 무언가가 순식간에 초월권과 역외권을 장악하며 역병이란 이름으로 은하 세계를 무력화하는 가운데, 이에 대항하는 마지막 희망을 찾아가는 모험담입니다.

이 역병은 고대에 봉인되었던 초월계의 유물로, 이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은 어떤 우주선에 실려 저속권에 가까운 한 행성에 불시착합니다. 여기서 어른들은 그 세계를 장악하고 있는 다인족들에게 죽고 요한나와 예프리라는 소년소녀만 목각사와 강철자라는 두 세력에게 붙잡혀 보살핌받습니다. 이 다인족은 개를 닮았으면서 4~8개체가 고주파음으로 상호작용해서 지능과 능력을 높이는 존재였어요. 그래서 생활과 생각을 함께 하면서 많은 일을 할 수 있지만, 간섭 때문에 상호 접촉이 제한되고, 일부 개체를 잃을 경우 능력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요.

은하계 반대편에서는 역병을 피해 대항책을 찾아나선 Out of Band II호가 이야기를 펼칩니다. 고향행성이 파괴되고 불시착한 우주선을 찾아나선 라브나, 초월계에서 대항책을 찾기 위해 신선이란 존재가 준비한 존재인 팸, 우주선을 조종하면서 이성적인 분석을 담당하는 식물계 외계인 스트로드라이더가 습격을 받거나 우주선을 고치거나 교역을 하면서 역병의 추격을 뿌리치며 다인족 행성으로 향합니다.

전 우주를 장악할 정도로 강력한 역병은 어떤 방법으로 저지할지, 대항책은 과연 어떤 것인지, 요한나와 예프리는 어떻게 살아남고 OOB II호의 사람들과 만날 수 있을지, 다인족 세계의 전쟁은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등을 읽다보면 역시나 후반에 가서는 열심히 책장을 넘기게 되더군요. 그러기까지 시간이 꽤나 걸렸네요.

상당히 큰 스케일에 독특한 상상력, 그리고 치밀한 묘사와 설정이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오랜 숙제를 해치운 기분이네요 🙂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