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의 힘 – 팀 마샬 지음, 김미선 옮김/사이 |
세계 곳곳의 여러 국가들,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던 각각의 나라의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움직임이 지리적 조건에 대한 대응으로 인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풀어낸 책입니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미국, 중국도 있으며, 접하기 어려웠던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쪽 이야기도 펼쳐져 있어 꽤나 흥미로왔어요. 원제는 Prisoners of Geography로, 지리의 힘이라기보다는 지리의 감옥, 곧 지리로 인해 한계지워지는 각 나라들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네요.
군사적으로 외부의 적이 침입했을 때의 방어를 고려한 중국의 신장 위구르 지역 합병과 미국의 서부/부 진출, 경제성을 고려한 해양 운송을 위해 지속적으로 부동항을 찾아 남하하고자 하는 러시아, 지역에서의 경제적 패권을 두고 겨루는 아프리카의 남아공/케냐/나이지리아와 남미의 브라질/아르헨티나, 군사/종교적으로 경쟁하는 사우디/이란과 인도/파키스탄, 그리고 그 사이에서 완충지대이자 백업이 되는 국가인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등 새로운 눈으로 국제관계를 볼 수 있는 점이 좋았습니다.
의외로 해양 통로를 둘러싼 고민이 많이 언급되어 의외였습니다. 물론 항공이 발전하지 않았던 옛날보다는 중요성이 떨어졌겠지만 여전히 가장 저렴한 물류이긴 한가봐요. 북해의 아이슬랜드-영국 라인, 지중해의 지브롤터와 흑해의 보스포러스 해협, 페르시아만 입구의 호르무즈 해협, 싱가포르/말레이시의 말라카 해협, 동중국해-동해의 경계선인 타이완/오키나와/쿠릴 열도 등등이 중요한 포인트로 언급됩니다. 이런 구도로 러시아의 크림 침공이 왜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미국이나 유럽에서 왜 별로 강한 대응이 없었는지 등의 이유가 제시되는데, 에너지와 세력 구도, 우크라이나의 행보와 맞물려 설명을 듣고 보니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네요.
아틀라스로 보는 세계 시리즈와 더불어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라 순식간에 볼 수 있었습니다. 도서관 대여라 더 그런것도 있었겠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