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부리지 않으면서 나름의 인기를 쌓아올리고 있는 퍼시픽 림 신작입니다. 기계음과 철컹거림이 넘쳐나는 실감적인 거대로봇물로 예상외의 호응을 불러일으킨 전작의 느낌을 이어가면서, 좀더 많은 자원(돈?)을 투입하면서도 꽤나 괜찮게 스토리를 만들어냈어요. 사실 1편으로 마무리가 잘 되었기에 과연 2편이 나올 수 있으려나 싶었는데, 의외의 인물을 통해 꽤나 그럴듯한 이야기 구조를 구축했네요. 동기화된 인간을 세뇌해서 예거를 카이주처럼 써먹다니. 게다가 마지막에는 변신합체형 카이주까지 말이죠.
특정 배우, 특정 주인공에 매이지 않고 새로운 인물을 등장시켜 스토리를 끌고나가게 한 것도 꽤 괜찮았습니다. 전작의 히로인(?)이었던 마코 모리는 명예롭게 퇴진하고, 존 보예가도 오버하지 않고 자기 자리를 잘 잡았다는 느낌이지만, 혼자서 소형의 재빠른 예거를 만들어낸 수재이면서 성공적으로 파트너 조종사로 자리잡은 아마라(케일리 스패니)가 멋지게 어필된듯.
그리고 너무 프랜차이즈화된 트랜스포머에 비해 아직 생생함이 살아있는 예거들의 액션도 좋았습니다. 철과 철이 부딪치고 깨지고 기스나는 그 실감을 잘 표현하는건 다른 작품들 대비 추종을 불허하는것 같아요. 다만 스토리를 잘 써서 3편까지도 나올 수 있을듯 한데 몇시간씩 치고박고 하면서 자멸의 길을 걸어간 모 작품처럼 되지는 않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계속 공격받다가 이제 역습을 할 모양인데 그게 과연 잘 될지. 목을 빼고 기다리지는 않겠지만, ‘어 벌써 나왔어?’ 하는 마음으로 가서 즐겁게 보고 올 수 있게 될 차기작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