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녀를 죽여 줘

[eBook] [세트] 악녀를 죽여 줘 (총3권/완결)8점
강담 지음, 크로커스

간만에 꽉 짜여진 얼개가 인상적인 작품을 하나 만났네요. 소설 속의 악녀가 주인공인 웹소설은 많이 있지만 이렇게 탄탄하게 진행되는 스토리는 잘 없었거든요. 추천해주신 nyxity님 왈, “일직선으로 달려가는 소설”이라고 했는데 완독하고 나니 왜 그런지 알겠더라구요.

주인공 에리스는 황태자비로 예정된 소설 속 악역 인물입니다. 황태자비로 내정된 후작의 딸이지만, 황태자는 음모로 인해 몰락한 전 백작 집 여식인 헬레나를 좋아하고 에리스는 헬레나를 질투해 끝까지 괴롭히는 스토리지요. 갑작스레 소설 속 에리스로 눈을 뜬 주인공은 자신이 죽어야만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여겨 스토리를 끝내고자 해요. 하지만 개연성 때문인지 죽으려는 모든 시도는 실패하고, 스토리는 계속 진행됩니다.

하지만 이 세계의 질서를 벗어난 마녀를 만나게 되고, 소설 속에서 간단히만 언급된 호위기사 아나킨을 만나게 되며 원래 세계로 복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입니다. 용살자의 에언을 토대로 세계의 운명을 탈출할 가능성을 찾고, 스토리대로 진행하는 와중에도 헬레나와 황태자, 용살자의 마음을 순종이 아닌 극복의 가능성을 쌓아올리며, 최후의 순간에도 자신의 말을 따르는 아나킨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지요.

독특한 점은 ‘원래 세계로 돌아간다’는 목적을 향해 달려가는 것 뿐만 아니라, 동일한 사건을 각 캐릭터의 시선에서 다시 돌아보면서 그들 각자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 준다는 것입니다. 공식적으로는 연적(?) 헬레나에게는 삶을 자신이 주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황태자에게는 황제/황후와 자신의 관계에 대한 재해석을, 용살자 이아손은 운명을 따라간 자신의 행동에 대한 반추를 유도하며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를 되새겨보게 만든다는게 흥미로운 포인트네요.

웹툰으로도 있어 한번 더 재독하는 느낌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 길지 않은 이야기이지만 정말 만족도 높은 소설이네요.굿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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