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여우 – Millennium Actress

사랑을 향해 언제까지나 달려가는 주인공 치요코 양의 모습입니다.


처음 제목을 들었을 때는 ‘구미호’ 류의 호러 애니메이션인줄 알았는데, 동호회 감상란에서 언뜻 보니 여자 배우란 뜻의 여우(女優)더군요. 잠깐 당황하긴 했지만, 줄줄이 올라오는 감상글에 밀려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야 감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2차대전 당시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여고생 치요코는 우연히 경찰에게 쫓기는 한 남자를 돕게 되고, 그를 자신의 집 창고에 숨겨줍니다. 그 남자는 화가이자 반정부 활동가였죠. 그러나 경찰에 들키게 되었는지 갑작스럽게 그 집에서 도망가게 되고, 그녀에게 ‘소중한 것을 여는 키’라는 이름의 열쇠 하나만을 남기고 만주로 떠나갑니다.

어느 날, 치요코는 거리에서 영화출연 제의를 받게 됩니다. 전쟁에 참여한 군인들을 위문하기 위한 영화를 만주에서 촬영하게 된 것이죠. 홀어머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첫사랑의 남자를 쫓아가기 위해 영화 출연을 수락합니다. 만주를 비롯해 여러 곳으로 촬영을 다니면서 치요코는 여러 영화에 출연하지만 언제나 그 남자는 잡힐 듯 잡힐 듯 하면서 찾을 수가 없죠. 그래도 계속되는 치요코의 불꽃같은 순수한 마음이 작품 내내 이어집니다.

치요코의 불꽃같은 사랑, 다큐멘터리 감독인 타치바나 겐야의 동경, 라이벌 여배우의 질투같은 설정 자체가 딱 한 편의 드라마 같아요. 사실 애니메이션이라기보다는 영화로 만들어져도 좋을 그런 내용이죠.

딱히 재미있거나 흥미진진한 스토리는 아니지만, 한 여배우의 일생을 통해 은근히 비춰주는 일본의 모습, 그녀의 연기를 통해 보여주는 일본 영화의 발전 과정이 좋았습니다. 물론, 주인공 치요코의 끝없는 사랑의 질주도 감명깊었구요. 한번쯤 볼만한 작품이란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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