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23-03-17

십자군 이야기 1~2

십자군 이야기 110점
시오노 나나미 지음, 송태욱 옮김, 차용구 감수/문학동네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 3권 중 1, 2권을 먼저 읽었습니다. 나온지는 벌써 10년이 넘었는데 그렇게 묵혀두다가 이제서야 읽게 되었네요. 그동안 푹 맛이 들었는지 너무나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

십자군의 스토리는 정말 띄엄띄엄 부분부분으로만 알고 있어서, 은자 피에르가 주창하여 출발한 민중 십자군, 종교세력의 힘을 찾고자 한 교황, 소년 십자군, 동로마제국의 멸망, 사자왕 리처드, 이슬람의 살라딘 등의 이야기만 들어본 정도였네요. 이제 두 권을 보고 나니 이제서야 1차, 2차의 십자군만 진행되었을 뿐이고 아직도 9차까지 일곱 번의 원정이 더 남아있다는 것을 보니 아득하군요. 어쩐지 3권이 두껍더라 했습니다.

1권에서 다루는 1차 십자군은 교황의 제창으로 고드프루아, 보두앵, 탄크레디, 레몽 등의 프랑스-독일권의 영주들이 주축이 되어 출발한 세력입니다. 계기는 비잔틴 제국의 지원 요청이었던 만큼 주로 육로로 터키와 시리아 지방으로 들어가 이슬람과의 전쟁이 시작되었죠. 왕이 아닌 영주들이 주축이 되었음에도 니케아를 함락시키고 안티오키아, 에데사를 차례로 정복하고 남하해 예루살렘을 정복하는데 성공합니다. 뒤이어 주변 정세를 안정시키기 위해 갈길리 및 트리폴리 주변을 정복하여 예루살렘 왕국, 안티오키아 공작령, 에데사 백작령, 트리폴리 백작령을 구축하고 이 구도는 200년간 이어지게 되었죠.

이 당시 이슬람은 셀주크 투르크의 아랍권과 파티마 왕조의 이집트로 나누어져 서로 반목하느라 서구권의 십자군을 막아내지 못합니다. 이 때 등장한 장기는 세력을 키워 아랍권의 강자로 부상하고 예수살렘을 위협하는 한편 에데사 백작령을 공격하여 탈환에 성공하지요. 이 세력에 대응하기 위한 십자군이 시토회를 창립한 클레르보의 베르나르도의 제창으로 결성되어 프랑스의 루이7세와 아키텐의 엘레오노르, 독일의 콘라트3세가 2차 십자군을 이끌고 갑니다. 여기부터 십자군 이야기 2권의 시작이에요.

하지만 이들은 아나톨리아, 다마스커스에서 계속 패배하고 소득 없이 돌아가게 되며, 이 전쟁을 계기로 엘레오노르는 루이와 이혼하고 영국의 헨리2세와 재혼함으로써 100년전쟁의 불씨가 만들어지게 되지요. 다만 예루살렘 왕국을 비롯한 십자군 영토를 지키기 위해 그 사이에 템플 기사단과 성요한 기사단 등의 사설 기사단이 생겨나고 중동 전역에 적은 병력으로 영토를 지키기 위한 성채가 세워지면서 가까스로 영토를 지켜냅니다. 하지만 이 때 장기의 아들이면서 이집트를 정복하여 술탄의 지위를 획득한 살라딘이 등장하면서 점차 중동의 기독교 세력은 밀리게 되고, 나병 환자면서도 엄청난 솔선수범을 보이며 영토를 지켜낸 보두앵4세의 활약도 무심하게 다음 대에 예루살렘 왕국은 함락됩니다.

이 때 예루살렘을 끝끝내 지켜내면서 살라딘과 협상하여 사람들은 지켜낸 인물이 발리앙 디 이블랭 – 킹덤 오브 헤븐의 주인공이죠. 정말 이 사이에 묘사된 뤼지냥이나 샤티옹은 너무 못되고 능력없는 인물들이라 정이 떨어지더군요. 영화는 꼭 다시 봐야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디즈니플러스를 끊고 한참 넷플릭스만 보고 있을때 이게 보고 싶다니, 타이밍이 영 안맞았네요 ㅎㅎ

이제 리처드가 등장하는 3권으로 들어갑니다. 다음에는 3~9차까지의 십자군 이야기를 즐겁게 보도록 하겠습니다..만 좀 두껍네요. -_-a

십자군 이야기 210점
시오노 나나미 지음, 송태욱 옮김, 차용구 감수/문학동네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展

예스24공연 /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멋진 전시 잘 보고 왔습니다. 마나님께서 예약해주신 덕분에 잘 보고 왔네요. 시간별 입장 인원 제한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시장 내에 사람이 많아 관람이 쉽진 않더라구요. 일부러 사람이 조금이나마 적을걸 기대하고 평일 오후에 갔는데, 정말 주말에는 얼마나 많을지 상상이 가질 않네요. 그래도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아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막시말리안 1세부터 수집광 페르디난트 2세, 벨라스케스 그림의 주인공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 그리고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와 딸 마리 앙트와네트 왕비, 비명에 죽은 엘리자베트 황후까지 이름난 인물들의 모습과 그 수집품도 볼 수 있었네요. 그림으로는 이들의 초상과 더불어 리브가를 만나는 엘리에셀, 성모자를 만난 동방박사 등 이름난 그림들, 중세 때 신분과 부의 상징인 갑옷 컬렉션, 금과 은, 때로는 열대의 야자를 이용한 화려하고 섬세한 식기와 장식품, 벽에 걸린 거대한 태피스트리 등이 줄줄이 펼쳐집니다. 600년간의 컬렉션을 다 담진 못하더라도 그 면면을 살펴볼 수 있는 멋진 작품들이 많아서 걸어다니는게 힘들지 않더군요. 아이는 한번 더 보고 싶다고 이야기할 정도.

멋진 작품들 잘 감상할 수 있었고, 직접 현지에 가서 보는 미술관은 얼마나 풍성한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을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예전에 갔던 루브르나 오르셰도 지금 가면 또 다른 눈으로 볼 수 있겠지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지요. 잘 봤습니다 🙂

참고링크: 디자인프레스 – 합스부르크 왕가의 600년을 하나의 전시로 엮기까지